"저 농구 중독 맞아요. (유도훈) 감독님도 저보고 `중독 아니냐'고 그래요"

올 시즌 물오른 기량을 뽐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테크노가드' 주희정(31.안양 KT&G)이 숨길 수 없는 농구에 대한 열정을 뽐냈다.

9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주희정은 7득점에 어시스트 10개, 가로채기 4개를 곁들이며 코트 위 야전 지휘관 역할을 120% 수행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유도훈 감독은 "주희정도 컨디션이 80∼85%에 불과하다"고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걱정했다.

그도 그럴게 KT&G는 2일부터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0일 LG전이 5번째였고, 12일 삼성과 경기가 아직 남아있다.

시즌 초반도 아니고 이미 4라운드에 접어든 상황에서 하루 쉬고 하루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가리라는 게 유 감독의 생각이었다.

주희정은 더구나 5일 개인적으로도 둘째 딸 서정이를 품에 안았다. `딸딸이 아빠'가 되는 과정에서 분당 병원을 오가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그는 6일 울산 모비스전에선 무득점, 8일 원주 동부전에서 3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주희정은 9일 감독 걱정과는 반대로 펄펄 날았다.

평소 "농구도 더블헤더를 했으면 좋겠다"던 주희정은 이날 경기 후에는 아예 "경기 간격이 길면 지루하다. 이길 때에는 하루 걸러 경기를 치르는 게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또 "경기가 없는 날에 신체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도 했다.

여기까지는 `체력에 자신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말로도 들렸지만 주희정은 한걸음 더 나갔다.

"전 농구 중독 같아요. 감독님도 저보고 농구 중독 아니냐고 그러니까요"

시즌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좋아지는 게 주희정의 특징이다. `딸딸이 아빠'가 된 주희정이 올 시즌엔 외국인 선수들과의 찰떡 호흡까지 도와준 덕에 날이 갈수록 농구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어시스트 개수(254개)에선 SK 김태술(253개)을 앞지른 `농구 중독 환자' 주희정이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7.94개)에서도 김태술(8.43개)을 추월하는 건 물론,MVP 수상 영광을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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