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이규섭(31)이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2000년 삼성에 입단한 이규섭은 198㎝의 장신에다 슛 기회만 오면 어김없이 림에 꽂아 넣는 정교한 슈팅을 가진 선수였다.
하지만 이규섭은 언제나 `무서운 식스맨'에 머물수 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한솥밥을 먹었던 서장훈이 외국인 선수 2명과 함께 골밑에서 버티고 있어 좀처럼 주전의 기회가 오지 않았다.
서장훈이 올 시즌을 앞두고 전주 KCC로 이적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은 이규섭은 슈터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삼성이 4일 인천 전자랜드 경기에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린 것도 고비마다 3점슛을 포함해 17점을 올린 이규섭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슈터로서 주전자리를 잡게 되자 이규섭을 위한 패턴 플레이도 짜여졌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규섭이는 상대 수비가 없을 때 슛이 매우 정확한 선수다. 특히 우리팀에 테렌스 레더가 있어 상대 수비가 분산되기 때문에 규섭에게 더 많은 슛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규섭은 미스매치가 되면 큰 키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는 등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어 상대 팀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 시즌 한경기 평균 득점이 12.76이었던 이규섭은 올 시즌 17점대를 넘기며 방성윤(SK.22.42점)에 이어 국내선수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득점왕 욕심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규섭은 "앞으로도 몇 시즌은 더 성윤이가 국내선수 득점왕을 할 것"이라면서도 팀의 연승 욕심에 대해서는 "욕심이 없다니요, 무슨 말씀을.."이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