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리오 루이즈, 박해민, 허도환. ⓒ스포츠코리아 및 LG 트윈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쌍둥이 군단이 우승을 향해 칼을 갈고 있다.

LG 트윈스는 지난 30일 자유계약선수(FA) 중 유일하게 남은 포수 허도환(37)과 2년 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일찌감치 내야와 외야 보강을 마친 상황이었다.

외야 강화는 지난 14일 박해민을 4년 총액 60억원에 불러들여 타선에 짜임새를 더했다. 이어 지난 17일 타선의 핵심인 캡틴 김현수를 6년(4+2년) 115억원에 붙잡으면서 ‘대형 집토끼’ 단속에도 성공했다.

내야 강화는 외국인 선수를 통해 이뤄졌다. 외국인 야수는 매년 팀에 존재하기에 ‘보강’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의 LG에는 크게 틀리지 않다. 로베르토 라모스가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대체 외인으로 한국 땅을 밟은 저스틴 보어는 안타깝지만 LG팬들에게 없는 선수나 마찬가지였다.

LG는 지난 28일 영입한 리오 루이즈가 지난 악몽을 떨쳐주길 기대한다. 빅리그 통산 315경기에서 타율 2할1푼2리, 28홈런 109타점을 기록한 내야수다. 특히 주포지션인 3루수 외에도 2루수까지 가능한 멀티 내야 자원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올해 LG는 김민성과 서건창이 부진하며 간절히 바랐던 우승에 실패했다. 루이즈 영입으로 플래툰 활용 등 류지현 감독의 선택지가 넓어지며 내야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왼쪽부터 유강남, 이성우, 김재성. ⓒ스포츠코리아 및 LG 트윈스
LG의 남아있는 마지막 걱정거리는 백업 포수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이성우가 은퇴를 알렸다. 이성우는 지난 8월 말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내며 하반기 가중되던 유강남의 체력 부담을 덜어줬지만 그는 이제 없다. 이전 백업 포수 김재성까지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삼성행이 결정되면서, LG는 순식간에 올해 1군에서 포수마스크를 썼던 3명 중 2명을 잃었다.

LG에게 주전 유강남의 백업포수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안그래도 유강남의 수비 소화 이닝은 리그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에도 134경기에서 무려 1009.2이닝을 소화한 유강남은 올해도 129경기, 961이닝으로 이 부문에서 2년 연속 선두자리를 지켰다.

비단 1,2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강남은 최근 4시즌 동안 4723.1이닝을 소화했다. 꾸준히 950이닝 이상을 소화했는데, 이는 4년 연속 900이닝으로 기준을 낮추더라도 유강남이 유일하다. 그리고 이 체력 문제는 유강남의 장점이던 타격에도 영향을 미치며 팬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첫 900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2018년에 2할9푼6리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유강남의 타율은 이후 소리없이 조금씩 떨어져 올해 2할5푼2리까지 감소했다. 타율만이 아니라 홈런(19→11개), OPS(출루율+장타율, 0.860→0.693)까지 타격 주요 지표가 모두 떨어졌다.

kt의 백업 포수로 활약한 허도환(오른쪽). ⓒ스포츠코리아
LG가 유강남의 백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허도환의 영입이었다. 허도환은 여러 팀을 거치며 활약한 베테랑 백업 포수다. 올해도 우승팀 kt의 안방마님인 장성우의 백업으로 57경기서 290.1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체력 안배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LG는 이번에도 그 역할을 허도환에게 맡길 예정이다.

특히 허도환은 올해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보통 백업 포수에게 강한 공격력까지 바라지 않지만 타격이 받쳐준다면 나쁠 이유는 하나도 없다. 허도환은 통산 타율은 2할1푼4리로 낮은 편이지만 이번 시즌 타율을 2할7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62경기에서 105타수 29안타 2홈런 21타점과 함께 OPS 7할2푼9리를 찍었다. 100타석 이상을 소화하며 거둔 성적 중 최고 수치다.

반면 이성우는 올해 타율 2할1푼2리, 김재성은 1할3푼8리에 그쳤다. 이를 감안하다면 '슈퍼 백업' 허도환에게 의외의 한 방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 중 하나다.

이로써 LG는 다가올 2022시즌 다시 달릴 준비를 마쳤다. 쏠쏠한 영입을 통해 이론상 팀의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이 모든 수들이 바라는 대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만 하면 된다. LG가 이번에야말로 일찌감치 천명했던 ‘윈나우’ 전략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2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행보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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