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KT 위즈 더그아웃. ⓒ스포츠코리아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마법사 군단’ KT 위즈의 마법은 현실이 됐다.

KT는 1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8-4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스윕, KS 우승을 일궈냈다.

극적인 시즌이었다. KT는 지난 8월 13일 단독 1위에 오르고 난 후 꾸준히 선두를 지켰으나, 시즌 막바지 타선이 침체되며 2위 삼성 라이온즈에게 추격을 당했다. 결국 삼성과의 ‘1위 결정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게 밟게된 구단 첫 KS에서 도장깨기 행진을 이어온 두산을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완벽히 제압했다. 이로써 KT는 창단 첫 통합 우승(정규시즌-KS 우승)을 손에 쥐며, 2021년 최고의 마침표를 찍었다.

KT는 이날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 선발투수로 우완 배제성을 내세웠다. 이에 맞선 두산은 지난 1차전 윌리엄 쿠에바스와 선발 싸움을 벌였던 젊은 우완 곽빈이 가장 먼저 마운드를 지켰다.

1회초 선취점을 만든 KT 위즈 황재균. ⓒ스포츠코리아
경기 초반 KT가 두산을 거세게 압박했다. 1회초 황재균의 좌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냈고, 장성우-배정대의 연속 1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3득점에 성공했다. 흐름을 탄 2회초에도 황재균과 제라드 호잉의 적시타 두 방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5-0으로 앞섰다.

두산은 4회말 추격을 시작했다. 박건우가 팀 첫 안타를 2루타로 만들었다. 김재환이 적시 2루타로 화답하며 드디어 한 점 따라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날의 KT는 소위 ‘되는 팀’의 전형이었다. 종아리 부분파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박경수의 공백을 걱정했지만, 대체자 신본기가 대활약했다. 김명신의 시속 125km/h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110m짜리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두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6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의 볼넷과 박건우의 2루타로 선발 배제성을 강판시켰다. 그리고 올라온 주권을 상대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3-6으로 KT를 추격했다.

하지만 두산의 의지를 꺾는 한 방이 8회초에 터졌다. 이날 이미 3안타를 기록하고 있던 호잉이 김강률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120m짜리 대형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쐐기 투런포를 터뜨리고 포효하는 KT 위즈의 제라드 호잉. ⓒ연합뉴스
8회말 김재환이 ‘천적’ 조현우를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4-8을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늦은 한 방이었고,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경기가 마무리되며 KT가 승리를 차지했다.

KT 선발 배제성은 5이닝 3피안타 6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주권-박시영-고영표-조현우-김재윤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실점은 있었지만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며 팀 승리를 완성시켰다.

타선에서는 황재균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박경수 대체자 신본기의 깜짝 솔로홈런이 더그아웃을 달궜고, 호잉이 쐐기 투런포 포함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여러 선수가 고르게 활약한 KT는 팀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폭발했다.

그렇게 KT는 창단 첫 우승을 완성시켰다. 신생팀으로는 최단시간인 7년 만에 KS 우승을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올 가을 파죽지세의 ‘가을 좀비’ 두산을 4연승으로 제압한 것도 의미가 크다. 특히 선발 등판한 4명의 투수가 모두 선발승을 거두면서 KBO 역대 최초 ‘KS 4연속 선발승 스윕’ 기록도 써냈다.

공·수·주 빼놓을 것 없이 완벽한 경기력으로 한 수 위임을 증명했다. 하위권을 맴돌던 예전의 KT는 없다. 2021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KT는 이제 명실상부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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