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놓치고 아쉬워하는 두산 양석환(우측).ⓒ연합뉴스
[고척=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두산 베어스가 두산답지 못한 경기력으로 1차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이어오던 가을야구 3연승이 멈췄다. 시리즈 흐름을 좌우하는 1차전을 뺏겼다는 사실도 뼈아프다. 역대 38번의 한국시리즈 중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8번에 달한다. 이제 두산은 반전이 필요한 상황.

선발투수 곽빈이 5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톡톡히 했지만, 타선의 해결사 부재가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플레이오프까지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였던 두산이다. 그러나 이날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중요한 1차전을 놓쳤다.

안타 개수는 9개로 오히려 KT보다 많았지만, 득점권 기회에서 한 방이 필요할 때 타선이 엇박자로 침묵했다. 두산은 2~4회, 그리고 6회 공격에서 모두 선두타자가 출루했지만 모두 득점으로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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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초 김재환의 우전안타로 출발했지만 양석환의 삼진 후 박세혁의 치명적인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나오며 맥이 끊겼다.

3회초도 허경민의 안타로 출발해 강승호가 희생번트를 깔끔히 성공시켜 1사 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김재호와 정수빈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4회초에는 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안타에 이어 1사 후 김재환이 우중간 2루타를 작렬시켰다. 순식간에 1사 2,3루를 만들며 앞서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중심타선 양석환, 박세혁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잇따른 찬스를 놓친 두산은 결국 4회말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KT에 내줬다. 바로 이어진 5회초에서 강승호의 큼지막한 3루타 이후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균형은 맞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두산의 타선은 살아나지 못했다.

6회초도 박건우의 몸에 맞는 공으로 시작했지만 중심 타선 4번, 5번타자 김재환과 양석환이 나란히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박세혁까지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두산은 ‘두산답지 않은’ 야구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결국 두산은 KT가 7회말 배정대의 좌월 솔로홈런, 황재균의 1타점 땅볼 그리고 강백호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멀찌감치 앞서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두산 박세혁. ⓒ연합뉴스
팀 타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심타선이 아쉬웠다. 3번 타자 박건우가 3타수 무안타, 5번 타자 양석환이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날 전까지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6번 타순으로 전진배치된 박세혁도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떨궜다. 2회초에는 병살타로 두산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세혁의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3루수 방면 내야 뜬공을 치고나서 1루로 뛰지 않는 장면도 나왔다. 황재균이 조명에 들어간 공을 놓쳤기 때문에 제대로 주루플레이를 했다면 1루에서 세이프가 될 수 있던 상황. 이후에 허경민과 강승호의 연속안타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질타 받아도 할 말이 없는 플레이가 분명했다.

여러 아쉬움 속에 두산은 결국 1차전을 내주며 열세에 몰렸다.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모든 팀들을 무릎 꿇린 두산의 원동력은 바로 타격이었다. 홈런이 쏟아진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적시적소에 점수를 뽑아내며 이 자리까지 왔다.

두 팀의 2차전은 오는 15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다시 펼쳐진다. 두산이 본래의 제 모습을 되찾으며 팬들에게 ‘사이다’ 같은 시원한 공격을 재현해낼 수 있는지가 2차전의 핵심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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