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노진주 기자
[스포츠한국 광주=노진주 기자] "울 뻔했네요."

짜릿한 만루포 후 '알까기' 포구 실책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태진이 심장 두근거렸던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김태진은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경기에서 3루수 겸 5번 타자로 나와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을 올려 팀을 6-5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김태진이 터트린 홈런은 무려 만루포였다.

김태진의 홈런은 팀이 2-0으로 앞서고 있던 5회말에 나왔다. 김선빈의 볼넷과 최형우의 안타, 황대인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 김태진은 상대 선발 가빌리오의 133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는 김태진의 개인 첫 만루포이자 지난해 8월 NC 다이노스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후 기록한 1호 홈런이다. 덕분에 KIA는 점수 차를 6-0으로 벌렸다.

김태진 ⓒ연합뉴스
경기 후 김태진은 취재진을 만나 “처음 만루 홈런을 친 거라 얼떨떨하다”면서 “정말 오랜만에 쳤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태진은 448일 만에 홈런을 기록했다.

처음엔 홈런을 직감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태진은 “타석에 나설 땐 안타가 목표였다. 만루에 강한 투수여서 루상에 주자가 없다고 생각하고 안타를 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넘어갔다”며 “홈런이란 것을 직감하지 못했다. 파울 기둥 안으로 공이 가자 그때 ‘제발 나가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다”고 홈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만루포 기쁨도 잠시, 김태진은 뼈아픈 실책을 하고 말았다. 팀이 6-4로 추격당한 6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김태진은 김강민의 타구를 잡지 못했다. 포구 실책. 김태진 정면으로 가는 무난한 타구였지만, 포구되지 않았고 공은 김태진의 두 다리 사이로 그대로 흘렀다. 그 틈을 타 2루주자 추신수는 홈인에 성공했다. 나오지 말았어야 할 실책에 김태진은 허무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때를 돌아본 김태진은 “나 때문에 게임이 넘어가는 줄 알았다”며 “앞에 실책을 한 번 범한 후라 ‘집중하자’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그런 상황과 마주했다. 진짜 머릿속이 하얘졌다. 거짓말 조금 더 보태면 정말 울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 덕분에 이겼다”며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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