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팬들이 가득 찬 야구장이 그립다.”

코로나19 시국 속 프로야구 선수들의 단골 멘트였다. 야구팬들 또한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눈앞에서 즐기는 직관에 목말라했다.

그러나 NC 다이노스 ‘방역 논란’ 사태에 이어 키움과 한화에서도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도사리는 술자리를 선수들이 가졌단 사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오매불망 코로나19 시국이 잦아들기 바랐던 팬들만 바보가 됐다.

‘나 하나쯤이야’ 이 생각으로 경솔했던 선수들이 팬들을 바보로 만든 셈이다. 팬들을 기만했고, 자신들을 응원하던 팬들은 안중에도 없었단 걸 스스로 드러냈다.

이번 ‘술자리 파티’ 사태를 쏘아 올린 건 NC 다이노스다. 지난 5일 밤 NC의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는 외부인 여성 2명과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이후 선수들과 함께 자리했던 여성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돼 백신 접종을 마쳤던 박민우를 제외한 선수 3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후 NC와 홈경기를 했던 두산 베어스 선수 2명이 확진됐고, KBO는 12일 사상 처음으로 리그 중단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다. NC 원정 숙소에서 술을 마신 여성이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 선수들과도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NC 술자리 하루 전날, 키움 선수 2명과 한화 선수 2명도 같은 호텔에서 같은 여성 2명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새벽, 은퇴한 한 전 프로야구 선배의 전화를 받은 한화 선수 2명이 같은 숙소에 머무르던 해당 여성의 방에서 만났다. 한화 선수들이 30분 정도 있다 자리를 비운 뒤, 같은 선배의 연락을 받은 키움 선수 2명이 이 방으로 합류해 같은 여성들과 술자리를 이어갔다. 심지어 키움 선수들의 숙소는 수원에 있었다.

키움 선수 1명은 올림픽 국가대표, 한화 선수 1명은 예비엔트리 자격으로 각각 백신을 접종했기에 모임 인원이 방역수칙 위반에 걸리진 않았다.

불필요한 모임을 삼가라는 KBO의 코로나 규정을 반드시 지켰어야 했던 선수들이 이를 우습게 여겼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친 분위기가 맴도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야구선수 신분이란 걸 되새겨야 했다. 리그의 정상 진행을 도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장 밖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야구 선수로서 책임을 다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만든 선수들은 자신들이 야구선수 신분임을 잠시 망각한 듯싶다. 이제서야 경기장 밖을 본다고 한들 팬들이 있을까 싶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