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들린지 한 달이 지났다. 이후 야구장에 유통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테마파크’ 조성에 돔구장 건설 가능성 제기, 본계약에 앞서 발표한 추신수의 영입 등 굵직굵직한 소식이 이어지면서 야구팬들을 기대케했다. 하지만 팀 명이나 유니폼 등 팀의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팬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끝판왕’이 야구단 운영 방향의 힌트를 던져줬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 27일 음성채팅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팬들에게 신세계 야구단 운영 계획을 간단하게 밝힌 것.

자신을 ‘용진이 형’이라 불러도 좋다는 정 부회장은 팬들이 궁금해하던 팀 명과 팀 색깔, 그리고 구장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신세계 야구단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그룹
◆ 신세계그룹은 ‘인천’과 ‘빨간색’을 버리지 않았다

신세계 인수 당시 많은 소문이 떠돌아다녔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의 색깔이 ‘노란색’인 점에서 CI와 유니폼 색깔이 기존 빨간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 또 신세계 야구단이 팀명 ‘와이번스’를 쓰지 않고 이마트의 가전 전문점의 캐릭터의 이름에서 따온 ‘일렉트로스’를 바꿀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더 나아가 신세계그룹이 경기도 화성에 ‘국제테마파크’를 구상하고 있어 연고지를 인천에서 화성으로 옮길 것이라는 루머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정 부회장이 하나하나 짚으며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우선 야구단의 팀 컬러로 노란색을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내비쳤다. SK 와이번스 역시 인수 당시 신세계그룹에 ‘빨간색’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고,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정 부회장은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빨간색을 살리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와이번스라는 팀명은 예상대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일렉트로스’에 관한 상표권을 출원하고 ‘신세계 일렉트로스’라는 구단명으로 KBO에 가입을 신청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는 ‘가칭’이며 확정되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와이번스보다는 ‘인천’하면 딱 떠오르는 이름으로 할 것이다”라며 다음 달 구단명 공개를 예고했다.

아울러 팀명에 ‘인천’을 표현했다는 정 부회장의 이 발언은 화성 연고지 이전의 루머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또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 진출로 야구장에 ‘스타벅스’나 ‘이마트’, ‘노브랜드’ 등 신세계그룹과 연계된 브랜드들이 야구장에 입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정 부회장이 클럽하우스에서 이를 확인시키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SK 그리고 신세계, 40년 프로야구 역사에 인천 주인만 여섯 번째다.
◆ 벤치마킹 또 벤치마킹, ‘용진이 형’이 구상하는 ‘돔구장’

돔구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신세계그룹은 SK 와이번스 인수 전 MOU 협약 당시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야구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키워드는 역시 ‘돔 구장’이었다. 많은 이들이 2024년 완공되는 ‘스타필드 청라’에 돔구장이 건설되는 것을 기대하는 상황. 이에 정 부회장이 클럽하우스에서 청라지구에 돔구장을 검토 중이라고 직접 이야기하면서 해외 여러 구장을 벤치마킹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자신을 ‘용진이 형’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NC 다이노스의 구단주인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를 의식한 발언이기도 했다.

김택진 구단주는 지난해 야구계에 ‘형’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아낌없는 투자로 창단 9년차 신생팀이나 다름없는 팀을 우승 반열에 올려놓으며 ‘택진이 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이에 정 부회장은 NC 다이노스와 김택진 구단주에 대한 부러운 감정을 솔직하게 밝히며, ‘택진이 형’처럼 ‘용진이 형’이라 불러도 좋다고 팬들에게 이야기한 뒤, NC 다이노스를 벤치마킹해 우승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도 함께 드러냈다. 벤치마킹에 벤치마킹을 거듭해 프로야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한 정 부회장이었다.

한편, 신세계 야구단은 오는 3월 5일 연습경기를 마지막으로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을 떼어낸다. 신세계 야구단은 3월 초 새로운 팀명과 CI, 유니폼을 발표하며 ’SSG 시대‘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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