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주식 이야기를 하거나, 주부가 아이업고 (증권회사)객장에 나타나면 주식시장은 파장, 다음날부터 하락세를 탄다, 이는 옛말. 요즘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주식 인구가 워낙 많아 급 초보자들이 진입해도 지수가 내리막 타는 일은 없음
-친구 부자됐다고 따라 투자하면 바보, 아무 것도 안하면 진짜 바보(모 경제 유투버)
-월급빼곤 집값도 주식도 다 올랐어요. 회사일보다 주식투자에 집중하게 돼요(20대 회사원)


지난해 초부터 주식 투자가 아무 생각없이 구입하는 로또처럼 돼 전문지식 없이 주식계좌 트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주변에는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이 넘쳐난다. 주식 흐름을 모르면 대화에 낄 수도 없다.

특히 주식으로 돈벌어 40대에 은퇴하겠다는 2030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회사의 화장실에는 주식 장(場)이 열리는 오전 9시 전후, 회사원들이 우르르 몰린다. 장이 열리자마자 스마트폰으로 해당 종목의 시세를 체크해 주식을 사거나 팔기 위해서다.

유동성이 얼마나 풍부하냐 하면 1월 한달간 동학개미들이 순매수(순매입-순매도)한 돈이 자그마치 26조원이나 된다. 지난 1월 5대 증권사의 신규 주식계좌는 167만개, 투자증권-금융투자-외국계 증권사 포함 56개사로 확대하면 300만개 가까운 걸로 추산된다. 또 증시 거래의 절반이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

야구 칼럼에 왜 주식 열풍 이야기가 등장하느냐 하면, 프로야구 선수들이라고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주식을 전혀 몰랐던 선수들도 지난 12월과 1월, 비활동기간동안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한민국의 주식 열기’에 대해 장황히 들었을거고,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유혹을 느꼈을 것이다.

연봉이 3억(월급으로 2,500만원)이라도 조그마한 아파트를 사기엔 턱없이 자금이 모자란다. 정기예금 이자는 연 1.8% 안팎이니 성에 차지 않는다(주식으로는 하루만에 2% 가까운 수익을 내는 일이 허다함). 섣불리 주식 투자에 접근하기 좋은 직업군이다.

각 구단의 주전급이 25명 정도이면 10구단 전체로는 250명이다. 1개 구단에서 3명 정도만 신규 주식계좌를 텄다면 30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매일 훈련에 열중하면서도 마음은 콩밭(주식 시장)에 가 있을 수 있다. 만약 주식 시세가 널뛰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훈련이 충실해질 수 있을까.

정신을 집중하지 않는 선수는 정상적으로 훈련하는 선수보다 훈련 효과가 40%나 떨어진다는 스포츠관련 통계가 있다. 그렇지만 ‘합법적으로 경제활동’하는 선수에게 투자를 금지시킬 수는 없다.

구단 간부중 주식 전문가급이 있다면 은밀히 ‘투자 선수’를 찾아내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투자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게 옳은 일이다. 그 방법이란 단기 매매는 절대 삼가고 전기차, 기후변화 관련, IT 업체 등 수개월 앞을 내다보는 중장기 투자 전략을 권하는 것이다.

필자가 단순 추측으로 ‘주식 투자와 야구 선수’의 상관 관계를 설정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각팀 주전급의 연령이 20~30대인 만큼 한팀에서 두세명은 주식 열풍에 휩싸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각 구단에서 훈련의 성과 못지않게 ‘주식하는 선수’의 자문역을 해주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훈련도 성실히 하고 주식도 일정 수익을 낸다면 그 팀의 전력은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다. 본지 객원기자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