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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프로야구 9년 만에 연봉 조정 신청자가 나타났다. KT 위즈의 주권이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이날 오후 6시를 끝으로 마감한 2021년 연봉조정 신청 결과 KT 주권이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1억 5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주권은 이번 시즌 연봉 2억 5천만원을 요구했으나 구단이 2억 2천만원을 제시하면서 이견이 발생, 연봉 조정 신청까지 이어졌다.

9년 만에 나온 연봉 조정 신청이다. 지난 2012년 이대형(당시 LG)이 마지막으로 신청한 이후 아무도 연봉 조정을 신청한 선수가 없다. 이대형은 조정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에 신청을 취하했지만, 조정위원회까지 열렸던 마지막 사례는 2011년의 이대호(롯데)로 무려 10년 전의 일이다.

그동안 연봉 조정 선수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명확하다. 구단과 선수가 원만한 계약을 맺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 동안 선수가 연봉 조정에 성공한 사례가 20회 중 단 한 차례로 극히 드물다. 2002년 당시 LG 류지현이 연봉 조정에 성공해 2천만원이 인상된 2억 2천만원(구단 제시액 1억 9천만원)에 도장을 찍은 바 있다. 이외에는 구단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후 9년 만에 연봉 조정 신청자가 나왔다. 상황은 이전과 다소 다르다. 코로나19 여파로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반면, 선수는 이전보다 뛰어나고 확연한 성과를 냈다. 또 9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선수대리인 제도가 잘 정착돼 있어, 복잡한 협상을 치러야 하는 선수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전처럼 구단이 무조건적으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주권은 지난 시즌 77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70, 6승 2패 31홀드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2019시즌 성적(71경기 평균자책점 2.99)보다 소폭 상승한 성적이긴 하지만, 팀이 2위로 창단 첫 가을야구에 진출했다는 점과 주권 개인적으로도 홀드왕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선수로선 구단 제시액이 아쉬울 수도 있었다. 결국 주권은 연봉 조정을 택했고, KBO로 사안이 넘어갔다.

주권과 KT는 18일 오후 6시까지 각각 원하는 연봉의 산출 근거자료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18일까지 구단이나 선수 어느 한 쪽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조정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서류를 제출한 쪽으로 조정한다. 마감일까지 선수 및 구단 모두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조정 신청이 취하된 것으로 본다.

물론, 사안이 조정위원회까지 안 갈 확률도 높다. 이제까지 97번의 연봉 조정 신청 사례가 있었지만, 조정위원회까지 간 사례는 20차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상황은 9년 전과는 다소 다르다.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이제 사안은 KBO로 넘어갔다. KBO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KBO는 조정위원회를 개최해 25일까지 조정을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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