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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창원=윤승재 기자] “김경문 감독님이 제일 생각이 납니다.”

정규시즌을 확정한 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합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도 NC 선수단은 김경문 전임 감독(현 국가대표팀 감독)을 떠올렸다.

NC 다이노스는 2020시즌 통합우승으로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2011년 창단한지 9년 만에, 2013년 1군에 진입한지 7년 만에 이룬 쾌거다.

수많은 에피소드가 선수단의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2011년 창단 때부터 2013년 1군 첫 승, 2016년 한국시리즈와 2018년 최하위의 아픔, 그리고 2020년 우승까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양한 스토리가 가득했다.

특히 2011년 창단 때부터 공룡군단과 함께 했던 이들에게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그들에게 우승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올랐던 순간과 사람에 대해 묻자,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2011년 강진 첫 훈련’과 ‘김경문 감독’을 떠올렸다.

2013년 1군 진입 당시 나성범-박민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2011년 NC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 박민우 등 창단 멤버들과 함께 약 7년 동안 공룡군단의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 그동안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며 팀의 기틀을 잘 다져놓았고, 김 감독의 지휘 하에 NC는 2014년 1군 진입 2년 만에 팀의 첫 가을야구행을 이끌었고, 2016년에는 첫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경험했다.

나성범과 박민우는 우승 직후 김경문 감독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전했다. 나성범은 “김경문 감독님 덕분에 투수로 포지션 변경을 해서 성공할 수 있었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믿고 계속 써주신 덕에 팀의 주축 한 자리를 맡게 됐다. 내가 이 자리에 서 있게 해준 가장 고마운 분 중 한 분이다”라고 김경문 전임 감독을 떠올렸다.

박민우 역시 “김경문 감독님이 믿고 써주신 덕에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 같다. 항상 자신감 있게, 좋은 선수가 되라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우승 순간 현장에 없던 사람들 중에선 김경문 감독님이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박민우는 “감독님 계실 때 우승 못해서 너무 죄송스러웠다”고. 우승 후 김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내자, “고생했다, 축하한다”는 애정어린 답변이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코치진들 역시 마찬가지다. NC 이동욱 감독 역시 2011년부터 공룡군단과 함께 한 창단멤버다. 입단 당시 수비코치로 김경문 감독을 보좌하다 2019년 김경문 감독이 떠난 자리에 제2대 감독으로 부임, 2년 만에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어냈다.

이동욱 감독은 “전임 감독님이 만들어놓은 유산들이 NC를 정상에 올려 놓은 좋은 밑거름이 됐다”라며 김경문 감독을 회상했다. 또한 이 감독은 김경문 감독과 함께 하면서 지도자 공부도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선수로 성공을 못해서 지도자로 성공하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 김경문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많이 배운 것이 지도자 생활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NC의 한국시리즈 경기를 보기 위해 고척돔을 찾은 김경문 감독과 이태일 전 NC 대표. 스포츠코리아 제공
창단 멤버이자, 현재 2군에서 유망주 선수들을 길러내고 있는 전준호, 지연규 코치 역시 우승과 함께 김경문 감독을 떠올렸다고 전했다. 특히 강진 첫 캠프 때를 떠올리며 “김경문 감독님이 팀 기초를 정말 잘 닦아 놓으셨다”라고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전준호 코치는 “김경문 감독님은 정말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노력하신 분이다. 선수단 하나하나,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게 만드셨고, 이를 팀 컬러로 자리잡게 만드셨다. 또, 감독님 덕분에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도 하고 한국시리즈도 했다. 이 하나하나가 다 이번에 우승하기 위해 다져왔던 시간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지연규 코치 역시 강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김경문 감독님은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 케어해야 하는지 잘 아시는 분이셨다. 훈련량도 많았지만 선수들 실력은 물론,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노력을 많이 하셨다. 이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우승까지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9년이란 시간 동안 NC는 빠르게 성장했다. 강진 흙바닥이 메이저리그식 최신식 구장으로, 오합지졸의 선수들이 우승멤버가 됐다. 그 사이 NC는 수많은 가을야구 경험을 통해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급성장했다. 비록 결실은 현재 선수단이 맺었지만,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이 다져놓은 기틀 덕분에 가능했던 우승이 아니었을까. 우승멤버들 모두 김경문 감독의 이름을 빼놓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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