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고척=윤승재 기자] 이번 시즌 무려 173일이나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한 NC 다이노스지만,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탄탄한 선발진으로 승승장구했던 시즌 초반과는 달리, 시즌 도중 구창모의 부상과 이재학의 부진, 라이트의 기복 등이 겹쳐 한동안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그 도중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며 탄탄한 활약을 펼쳐준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였다. 이번 시즌 루친스키는 단 한 번의 이탈 없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30경기 19승 5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NC의 마운드를 탄탄히 지켰다.

루친스키(오른쪽)와 그의 아내 쉐리단(왼쪽). (사진=쉐리단 제공)
한국시리즈에서도 루친스키의 활약은 이어졌다. 1차전 선발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고, 루친스키는 부담 가득한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5⅓이닝 1자책(3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루친스키는 4차전에서는 불펜 투수로 나와 2⅔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두산 타선을 잠재우며 팀의 3-0 승리를 지켜내는 세이브도 기록했다.

이런 루친스키의 활약을 지켜보는 NC 선수단과 팬들은 흐뭇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더 흐뭇한 미소로 루친스키를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그의 아내 쉐리단 루친스키다.

아내 쉐리단은 지난 시즌부터 창원에서 루친스키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남편이 가는 곳 대부분을 따라다니며 응원하고 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같이 있다는 건 남편 루친스키에게는 행운이자 행복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루친스키는 “타지에 있다보니 혼자 있는 것보다 같이 있는 것이 도움이 정말 많이 된다”라면서 “쉬는 날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외롭지 않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돼주다보니 힘이 된다. 멀리 한국에 왔지만 쉐리단이 함께 함으로써 집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 느껴진다”라며 아내 쉐리단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고 고백했다.

지난 9월 루친스키 데이에서 시구자로 나선 아내 쉐리단(오른쪽). ⓒNC다이노스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던 만큼, 루친스키 부부는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공유했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해 많은 도시를 함께 여행하기도 했고, 드론쇼 등 구단에서 하는 행사도 함께 참여하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루틴’스키로 유명한 루친스키의 철저한 운동 루틴도 함께 하며 어디든 꼭 붙어다니는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루친스키와의 꿀 떨어지는 일상 피드로 도배가 돼있는 그의 SNS는 이미 NC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지난 9월에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구단에서 마련한 ‘루친스키 데이’를 맞아 시구자로 나서 창원NC파크 마운드에 오른 것. 당시 쉐리단은 시구자로, 루친스키는 시타자로 나서 그라운드 한 가운데 섰고, 쉐리단이 던진 공에 루친스키는 박석민의 ‘트리플 악셀’ 스윙을 선보이며 익살스런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쉐리단은 “루친스키 플레이어데이는 너무 즐거웠다. 많은 사람이 그를 축하해줘서 너무 신났고, 그는 축하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루친스키에게 시구한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팬들과 함께 루친스키 관련 상품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미 루친스키 부부에게 NC의 홈인 창원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친절한 사람들과 남편을 응원하는 열렬한 NC 팬들 덕분에 쉐리단은 창원에서의 삶이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쉐리단은 “(루친스키와 함께) 한국에 산다는 것은 정말 환상적이다. 친절하고 호의적인 사람들 덕분에 마산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루친스키와의 한국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즐겁고도 뜨거운 홈 응원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쉐리단은 “홈에서 열리는 NC 경기는 정말 최고다. 작년엔 응원가와 율동을 정말 재밌게 배웠다”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 중 하나가 바로 루친스키의 창원NC파크 첫 경기다. 모든 팬들이 루친스키를 응원하는 모습을 기억하면 지금도 행복하다”라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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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쉐리단은 남편이 등판한 한국시리즈 직관도 놓치지 않았다. 루친스키의 1차전 선발 호투와 4차전 불펜 호투 장면까지 모두 현장에서 지켜보며 남편을 열렬히 응원했다.

쉐리단은 원정 같은 중립경기임에도 수많은 NC팬이 왔다는 사실에 감격해했다. 쉐리단은 “수 많은 다이노스 팬들이 고척까지 와서 응원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내가 창원에 있다고 느낄 정도였다”라며 놀라워한 뒤, “그들 앞에서 루친스키가 올 시즌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그가 정말 자랑스럽다”라며 기뻐했다.

아내와 NC 팬들의 열렬한 응원 덕이었을까, 루친스키는 1차전 선발과 4차전 불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소중한 2승을 견인했다. 2승이 필요한 가운데, 루친스키는 6, 7차전 선발 혹은 불펜으로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쉐리단은 루친스키의 팬이자 NC 다이노스의 팬으로서 남편과 팀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드류, 나를 포함한 많은 NC 팬들이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어. 남은 경기도 힘내서 꼭 우승하길 바래. 파이팅, 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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