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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고척=윤승재 기자] 홀드에 이어 승리, 그리고 세이브까지. 두산 베어스 김민규의 ‘가을 활약’이 심상치 않다.

지난 18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9회말 팀이 5-1로 넉넉한 리드를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승리를 매조짓기 위해 마무리 이영하가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영하는 감독의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영하는 아웃 카운트 1개만을 겨우 올렸을 뿐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연거푸 내주면서 5-4 추격을 허용했다.

계속되는 1사 1,2루 위기. 이 때 김태형 감독은 깜짝 카드를 마운드에 올렸다. 바로 이번 시즌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있는 김민규였다.

김민규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KT와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나선 김민규는 모두 선발이 조기 강판되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해 무실점 탄탄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2차전에서는 최원준(2⅔이닝)을 구원하러 나와 1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고, 4차전에서는 유희관(⅓이닝)이 자초한 1사 2,3루 위기를 막기 위해 올라와 4⅔이닝 무실점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마무리 투수로, 그것도 한국야구 최고의 무대인 한국시리즈 마무리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리그 최고의 톱타자 박민우를 삼진으로 잡은 데 이어 이명기까지 땅볼 처리하며 세이브까지 올렸다. 가을야구 세 경기에서 승리와 홀드, 세이브를 모두 기록한 특이한 기록의 소유자가 됐다.

18일 세이브 후 선배들의 칭찬을 받는 김민규(가운데). 스포츠코리아 제공
경기 후 김민규는 김태형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김 감독은 “제구력 면에서 믿음이 가서 선택했다”라면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막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잘 막아줬다”라면서 칭찬을 아기지 않았다. '베테랑' 김재호도 "민규만큼 던져주는 선수가 없지 않다"라며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김민규 역시 꿈꿔왔던 한국시리즈 무대였기에 긴장은 됐다고. 하지만 이내 "초구 던지는 순간 긴장이 풀렸고 그때부터 타자와 싸우려고 했다"면서 자신의 본모습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가을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민규, 그가 이제 선발 마운드까지 정복하고자 한다. 김민규는 21일 열리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무려 8년 연속 두 자릿수 행진을 달린 유희관을 대신해 나온다.

현재 두산은 1패 뒤 2연승으로 분위기가 올라와 있다. 이제 2승만 더 하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4차전만 승리해도 일요일 휴식일을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는 상황이라 김민규의 어깨가 무겁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를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극찬했다. 감독의 칭찬답게 김민규가 씩씩한 투구로 4차전을 지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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