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창원=윤승재 기자]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기쁨을 맛본 NC 다이노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경기를 팬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다행히 우승의 순간은 팬들과 함께 했지만 시즌 내내 인터뷰마다 말했던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는 NC 선수들의 바람은 온전히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NC 선수단은 외롭지 않았다. 비록 홈 직관팬들의 환호는 없었지만, 홈 구장을 가득 메운 응원가와 경기 내내 쉬지 않고 파이팅을 외친 응원단 덕분에 선수들은 힘을 낼 수 있었다. 팬들 역시 NC 응원단이 준비한 ‘랜선 응원’을 통해 직관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비록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들리지는 않지만 채팅을 통한 다양한 응원 메시지로 먼 발치에서나마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이렇게 선수들과 팬들을 연결시켜준 응원단의 노력 덕분에 NC는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우승은 선수들이 얻어낸 결과물이지만, 뒤에서 이들을 서포트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사진=윤승재 기자)
이런 응원단의 노력에서 장세정 랠리다이노스(NC 치어리더팀) 팀장의 노고를 빼놓을 순 없다. 이번 시즌 NC에 돌아온 장 팀장은 비시즌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팀원들과 소통하며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기 위해 땀을 흘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늦어지고, 시즌 절반 이상을 직관 팬들 없이 응원을 해야 하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아야 했다.

팬 없이 소수의 응원단이 경기장 전체의 흥을 돋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랠리다이노스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며 더 열심히 땀을 흘렸다. 랜선 응원을 통해 그동안 준비했던 퍼포먼스를 마음껏 펼쳤고, 보이는 라디오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경기장에 오지 못한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장세정 팀장은 “직관 팬들 없이 시즌을 시작해서 우리 치어리더의 역할이 정말 크다고 생각했어요. 팬분들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끼리라도 육성 응원 열심히 하고, 랜선 응원으로 응원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했죠”라며 이번 시즌을 되돌아봤다.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오히려 장 팀장은 고개를 흔들며 “저희가 고생한 것보다는 팬분들이 못 오셔서 행복한 순간들을 많이 못 즐기신 게 아쉽다는 생각이 더 커요”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정말 멋있는 경기를 많이 만들어줬는데, 팬분들의 함성, 박수 소리 없이, 그 순간을 함께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뿐이에요”라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NC는 창단 첫 우승 확정 순간을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NC다이노스
다행히 시즌 막판 코로나19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지면서 팬들도 제한적으로나마 경기장을 찾을 수 있었다. 그토록 직관팬들을 원했던 NC는 정규시즌 우승 확정의 순간을 홈팬들과 함께 즐기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장 팀장은 “우승도 좋았지만, 이 순간에 팬들과 함께 있어서 너무 눈물이 나더라고요. 확실히 홈에서 우승을 확정지어서 팬들도 많았고, 이 많은 팬들이랑 우승 순간을 같이 했다는 게 정말 기뻤어요. (육성 응원 금지로)소리는 못 지르고 간절하고 기뻐하는 팬들의 눈빛을 보고 있으니까 정말 감동적이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장세정 팀장 본인에게도 이번 우승은 특별하다고. 2011년부터 야구는 물론, 축구, 배구, 농구 현장을 오가며 약 10년 동안 치어리더 생활을 해왔지만 아직 우승의 경험은 없었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남아있긴 하지만, 데뷔 10년 차에 ‘우승팀 치어리더’라는 감격의 타이틀을 달게 된 장 팀장이었다.

더군다나 NC와 창원은 장세정 팀장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장 팀장이 NC에서 치어리더 생활을 한 건 세 시즌밖에 되지 않지만, 창원에 어린이 치어리더 아카데미(주니어 랠리다이노스 아카데미)를 세울 정도로 창원과 NC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어렸을 때부터 치어리더에 대해 올바른 직업 인식을 갖고 꿈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응원가와 춤을 배우면서 NC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해 경기장 인근에 아카데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NC다이노스
장 팀장은 “살아생전 우승 경험 못하고 은퇴하나 싶었어요”라고 웃으면서 “정규시즌 우승해서 1위팀 치어리더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합니다. 10년 만에 처음이라서 감정이 더 격해지는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만이 남았다. 정규시즌 우승도 대단한 기록이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어야 진정한 우승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늦게 시작되면서 창원NC파크가 아닌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중립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장 팀장은 “너무너무 아쉽죠. 우승을 하게 되면 창단 첫 우승이라는 큰 기록을 세우는 건데 남의 집에서 하는 게 너무 아쉬워요. 또 평일이라 창원 팬분들이 많이 못 올라오시는 것도 걱정이기도 하고 많이 속상해요”라며 굉장히 아쉬워했다.

장세정 팀장도 랠리다이노스와 함께 고척돔으로 이동한다. 비록 원정 같은 중립경기라 아쉽지만, 응원단은 예전과 변함없이 NC 선수단과 팬들을 위해 아낌없는 응원 의지를 불태우겠다고 전했다. 장 팀장은 “팀이 꼭 우승해서 창원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고 내려왔으면 좋겠어요”라면서 “그동안 선수들이 고맙다고 인사도 많이 해주고 정말 고마웠는데, 우리 응원단도 몸 부셔져라 관절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 응원할테니 꼭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사진=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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