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KOVO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프로배구 故 고유민 선수의 안타까운 소식과 프로야구 오지환 아내인 김영은 씨의 악플러 고소까지. 한국 스포츠가 악플과의 전쟁에 나섰다.

지난 1일, 프로배구는 前 현대건설 소속이었던 고유민 선수의 사망 소식에 비탄에 빠졌다. 지난 3월 팀을 떠나 임의탈퇴 됐던 고인은 은퇴 이후에도 계속되는 악플 세례에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업 레프트로 활약하던 고유민은 지난 시즌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리베로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 부진이 겹쳤고, 이를 두고 SNS로 악플 세례가 이어졌다. 고인은 은퇴 후 스포츠 멘탈코칭을 받으면서 회복하려 했지만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택했다.

이에 프로배구계는 비탄에 빠졌다. 동료 선수들은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제까지 악플러들에게 당했던 사연도 공개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했다. 이재영은 지난 3일 인스타그램 악플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내가 다 참겠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며 분노하기도 했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비슷한 시기에 프로야구에서도 악플 문제가 발생했다. LG트윈스 오지환의 아내 김영은 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악플에 대한 고통을 호소했다. 김 씨는 “그동안 남편이 고소를 원치 않아서 참고 참았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씩 오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무시하려 애썼다”면서 그동안의 고충을 토로했다.

오지환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과 함께 병역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군 미필자인 오지환의 발탁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고, 선동열 감독이 국정감사까지 나가 이를 해명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씨가 일부 공개한 메시지에는 오지환의 병역 기피 의혹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2년이 지난 일이지만, 해당 악플에 계속 시달려야 했던 오지환 부부였다. 결국 김 씨가 “그동안 모아둔 악플과 함께 고소장을 넣겠다. 선처는 없다”라며 결단을 내렸다. 김 씨는 “(수사 의뢰 대상자가) 너무 많아 1000명 단위로 잘라 신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던 오지환 부부였다.

악플에 대한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포츠 연맹.협회, 에이전시도 행동에 나섰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 4일 선수 인권 보호 강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하면서, 포털사이트에 스포츠 뉴스에 대한 댓글 기능 개선을 정식 요청했다.

  • 플레이아데스 SNS
최근 악플로 인한 연예인들의 잇딴 안타까운 소식에 포털사이트들은 연예 기사의 댓글 기능을 폐지한 바 있다. 프로배구 역시 고 고유민 선수의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고, 선수들의 정서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스포츠 기사 댓글 양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연맹은 도를 넘은 악성 댓글과 인신공격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포털사이트 악성 댓글을 비롯한 선수 SNS의 악성 댓글, 인격모독 및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DM 등을 선수로부터 제출받아, 법률 자문과 검토를 진행해 연맹 차원에서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프로 선수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도 목소리를 높였다. 오지환의 에이전시 ‘플레이아데스’는 4일 "최근 악성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 등 도를 넘는 비방으로 소속 선수들과 가족들이 커다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악플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의지와 박병호, 강정호 등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의 소속사인 ‘리코스포츠’도 공식 채널을 통해 “오래전부터 선수들이 가족들을 향한 악성 댓글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악플러들을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 고유민 선수의 안타까운 소식과 오지환 부부의 사례를 통해 스포츠 선수들을 향한 악플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다. 그동안 무분별한 비난과 모욕, 명예훼손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던 선수들이었다. 이러한 선수들을 지키고자 국내 스포츠계가 드디어 한뜻으로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20/08/05 05:50:15

오늘의 화제뉴스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