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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결국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다.

FC서울은 3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용수 감독의 자진 사퇴 소식을 알렸다. 전날(29일) 포항과의 2020 하나은행 FA컵 8강전 경기에서 1-5로 패한 뒤 이날 사임의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당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과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서울은 리그 13경기에서 3승 1무 9패에 그치며 승점 10점(10득점 29실점)으로 리그 11위에 머물러있다. FA컵에서도 탈락했고, 반등이 쉽지 않다. 결국 최용수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단을 내렸다.

최용수 감독으로선 아쉬운 시즌이었다. 시즌 전부터 선수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시즌 중에는 선수들의 줄부상에 손쓸 도리 없이 무너졌다. 경기 때도 중반까지 잘 버티다가 퇴장이나 부상 등 예기치 못한 변수로 경기 후반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도 많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FA컵 패배 후 인터뷰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발악을 해도 쉽게 되지 않는 것 같다”라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최 감독은 “부상이나 어떤 핑계도 대고 싶지 않다.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최용수 감독에게도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 국가대표 미드필더 기성용 영입에 성공한 것. 기성용 한 명이 온다고 팀이 완전히 탈바꿈할 것이라는 표현엔 무리가 있지만, 경기 중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카드가 하나 생긴 최용수 감독으로선 어느 정도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성용이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3월 초 리그에서 약 10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 마지막 실전이었기에, 약 5개월간의 실전 공백을 메우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사이 서울은 전북전 0-3 패배에 FA컵 포항전 1-5 대패를 당하며 대량실점 늪에 빠졌다.

결국 최용수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최 감독은 기성용 카드를 써보지도 못하고 얇은 스쿼드에 머리만 싸매다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FC서울 우승 감독의 씁쓸한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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