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우 ⓒ롯데자이언츠
[스포츠한국 창원=윤승재 기자] 불펜 싸움에서 갈렸다. 작정하고 ‘불펜 데이’로 나온 롯데가 NC의 필승조를 두들기며 시즌 첫 낙동강 시리즈를 승리로 장식했다.

롯데자이언츠가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즌 첫 맞대결에서 NC다이노스에 10-8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엔 무려 1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혈투를 펼쳤다. 이는 역대 한 경기 최다 투수 출장 타이 기록으로, KBO리그 두 번째에 해당하는 진기록이다. 그만큼 두 팀의 경기는 치열 그 자체였다.

이날 롯데는 경기 전부터 큰 변수를 하나 맞았다. 전날 훈련 도중 선발로 내정됐던 노경은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 이에 롯데는 급하게 김대우를 선발로 낙점해 마운드에 올렸다.

일찌감치 불펜 데이를 예고했다. 경기 전 만난 허문회 감독은 “김대우가 2,3이닝 정도를 맡기려고 한다”라며 불펜 투수들을 빠르게 투입시키는 오프너 작전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김대우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줬다. 김대우는 2⅓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제 임무를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다음 투수가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주긴 했지만, 김대우는 오프너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롯데는 차례차례 불펜 투수들을 투입하며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진명호가 ⅔이닝을 1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이인복(1⅔이닝 무실점)-박시영(⅓이닝 무실점)-구승민(1⅔이닝 3실점)-박진형(⅓이닝 3실점)-김원중(2이닝 무실점)-송승준(⅓이닝 무실점)-김유영-오현택(⅓이닝 무실점)-강동호(1⅓이닝 무실점) 등 투수 엔트리에 있던 중간 투수 11명이 모두 쏟아져 나와 NC 타선을 상대했다.

롯데 승리 지켜낸 강동호(오른쪽). 연합뉴스 제공
투수들이 그냥 1이닝씩만 책임진 것이 아니었다. 연속 안타를 내줘도 1이닝을 확실히 책임지게 하는 반면, 타자 한 명만 잡는 원포인트 릴리프로 상대 흐름을 적절히 끊어주기도 했다. 물론, 경기 막판 NC의 저력을 이기지 못하며 동점에 연장 승부까지 끌고 가는 등 실패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불펜들이 위기를 잘 막아내 주면서 결국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롯데와는 달리 NC는 불펜의 부진에 울었다. 알테어가 2점 홈런으로 4-3 역전에 성공한 7회, NC는 필승조를 가동하며 리드 굳히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임정호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자 NC는 바로 박진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박진우가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를 내줬고, 정훈을 내야 플라이로 잡아내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공을 9개나 던졌다.

NC는 곧바로 또다른 필승조 투수 배재환을 투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대호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재역전을 허용한 것. 이후 8회에도 임창민이 2점을 추가실점하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NC가 8회 겨우 동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마무리 원종현이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원종현이 강판되자 NC는 또 다시 무너졌다. 뒤이어 나온 강윤구가 이대호에게 2점포를 얻어 맞으며 경기를 내줬다. 벌떼 야구로 위기를 적절히 넘긴 롯데와는 달리, NC는 믿었던 불펜들이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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