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윤승재 기자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고민할 시간은 많았다. 질질 끌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키움의 고민은 길어지고 있다.

KBO리그 복귀를 추진하는 강정호는 지난 23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잘못을 모두 용서 받기엔 부족하지만 정말 속죄하고 싶다. 제 모든 것을 포기할 각오가 됐고 쏟아질 비난을 감당하겠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강정호가 한국 무대에 돌아오려면 키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키움이 강정호의 보류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 강정호를 품을지 내칠지는 키움의 결졍에 달렸다.

이에 키움은 언론에 이 사안에 대해 질질 끌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난지 벌써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다돼가고 있다. 논의 끝에 구단 최고위층까지 사안이 올라갔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시간은 생각보다 많았다. 강정호가 지난달 말 KBO에 복귀 의사를 전달했을 때부터 논의할 시간이 있었다. 그 후 KBO의 상벌위원회, 강정호의 키움 연락, 입국, 자가격리 2주, 그리고 사과 기자회견까지 약 한 달 가까이 시간이 있었음에도 키움은 여전히 ‘논의 중’이었다.

이렇게까지 오래 생각할 일인가 싶다. 물론 ‘음주운전 삼진아웃’ 전력이 있는 선수를 품는다는 건 엄청난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사회적 시선에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야 하고, KBO의 징계에 팬들이 납득할 만할 구단 자체 징계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 모든 징계를 내리면 강정호의 나이는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서 이전의 폼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력에 플러스가 될지는 회의적이다.

사과 기자회견도 뻔했다.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이 전에도 논의할 시간은 충분했다.

이런 상황인데 키움은 아직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강정호를 품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 물론 키움은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갑자기 온 강정호 폭탄에 당황한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이 길어지면 악수가 찾아온다. 키움이 강정호를 품을 것이라는 우려와 벌써부터 키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팽배한 것은 이 때문이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빠른 결정이 필요한 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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