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예고가 된 사퇴였다. 전날 코칭스태프를 대거 2군으로 내려보내며 4명의 코치로만 경기를 치렀다는 점에서 이미 팀을 떠날 마음은 정해진 상황이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2-8로 패한 후, 구단 측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5월 23일 NC전 이후, 이날까지 14경기 연속 패배로 고개를 숙인 한화다. 지난 1986년 빙그레 이글스 창단 후, 단일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이다.

조짐은 있었다. 지난 6일 12연패를 당하고 맞이한 NC전을 앞두고 한용덕 감독은 코칭스태프에 대거 변화를 줬다. 장종훈 수석코치, 정민태 투수코치, 김성래, 정현석 타격 코치를 1군에서 제외했다. 전형도 작전 코치, 차일목 배터리 코치, 채종국 수비코치, 고동진 주루코치, 딱 네 명을 남기고 경기를 시작했다.

감독 포함, 정확하게 5명의 코치로만 NC전 치렀다. 두 명의 코치는 주루를 맡고자 그라운드에 올라왔지만 불펜에는 아무도 없었다. 선수들이 알아서 몸을 풀고 경기에 나섰다. 이미 감독 포함, 코칭스태프가 포기한 경기나 다름 없었으니 선수들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결과는 2-14로 패하며 13연패를 찍었다. 그리고 경기 후에 한화는 장종훈 수석과 김성래 코치를 육성군, 정현석 코치는 퓨처스 타격, 정민태 투수코치와 박정진 불펜코치는 각각 퓨처스 투수 및 불펜 코치로 갔다. 그리고 1군 타격코치 자리는 정경배 코치와 이양기 코치가 선임이 됐고 투수는 김해님 코치, 불펜은 마일영 코치가 각각 자리를 채우게 됐다.

한용덕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결코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통상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코칭스태프 인선에 변화를 주곤 한다. 대신 엔트리 등록 및 말소는 경기 후에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1군에서 빠진 코치들은 당장 자리가 마련된 상황이 아니었기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도 갈 곳이 없었다. 경기 후에 퓨처스행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 이들 코치는 공중에 떠 있었다.

구단, 감독, 코치의 삼박자 소통이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구단의 지시가 있었든, 혹은 감독이 이에 반발해서 내린 극단적인 코치진 변화든, 이미 한 감독의 사퇴 결심은 정해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리고 7일 NC에서 또다시 패하며 팀 창단 최다연패인 14연패를 찍었다. 한 감독은 경기 후, 조용히 구단에 사퇴 소식을 알리고 하홀연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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