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강정호(33)가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강정호 복귀 반대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KBO가 길을 터주고 강정호와 키움 히어로즈 서로가 원하는 모양새다보니 여론을 무시할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강정호는 왜 한국에 복귀하려고 할까.

‘처음엔 조금 욕 먹겠지만 어차피 지나갈거다. 이제 나이도 찼으니 한국에서 편하게 야구하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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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는 징계 확정 후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고 28일에는 키움에 연락해 공식적으로 복귀의사를 밝혔다. 이제 키움의 결정만이 남았다.

▶한국의 자랑에서 범죄자로 전락한 강정호

2006년 현대 유니콘스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이후 2014년까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뛴 강정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진출했다. 당시 포스팅비용 500만달러에 4년 1100만달러의 계약을 했다. 계약 첫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선정될정도로 뛰어났고 이듬해에는 21홈런까지 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한때 ‘한국의 자랑’으로 류현진, 손흥민과 함께 '3대장'으로 손꼽히던 스포츠 스타였다.

하지만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사고를 냈고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었다. 게다가 이미 강정호는 두 번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력까지 있어 음주운전 삼진아웃제 적용대상이 됐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행여 사람이나 차가 있었다면 정말 큰 사고가 날뻔했다. 게다가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하고 음주운전 세 번은 매우 악질이다.

이에 매우 이례적으로 강정호는 검찰의 구형 이상으로 재판부로부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범죄자가 된 것이다.

이로인해 2017년에는 미국 비자 발급이 되지 않아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지도 못했다. 2018년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갔고 3경기를 뛰고 복귀한 강정호는 2019시즌 65경기만 뛴 후 방출되며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감했다.

2019시즌 후 강정호는 미국에서 유학중인 여성과 결혼했고 언론에 따르면 강정호는 2020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팀들로부터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 등록시 계약조건이 변하는 계약)을 제시받았지만 스스로 거절한 후 미국에서 훈련하다 국내복귀를 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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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한국아니어도 뛸 곳은 많다

여기서 강정호의 사과문에서 ‘한번 더 야구를 하고 싶다’는 것에 대치되는 점이 나온다. 언론보도이긴 하지만 강정호는 스플릿 계약을 제시 받았지만 본인이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계약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메이저리그 로스터나 마이너리그에 있어도 1순위로 승격이 가능한 상황이 가능한 팀에서 제안이 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비자문제가 있긴 하지만 강정호가 원한다면 일본이나 대만, 호주 등 해외무대에서 뛰는 것은 일도 아니다. 강정호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지난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60경기 이상 뛰었던 선수를 마다할 리그는 거의 없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리그의 개막과 재정적 상황이 좋지 않지만 본인이 3월 이후 의지를 가졌다면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은 무궁무진했을 것이다. 그만큼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았던 선수며 기량하락이 있지만 급격한 하락세는 아니다.

▶강정호는 왜 굳이 욕 먹으며 국내 복귀를 원할까

이렇게 야구할 곳은 분명히 많음에도 ‘야구가 하고 싶다’며 굳이 비난을 받으며 국내로 돌아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올해로 만 33세며 자격정지 1년이후인 내년에는 만 34세로 강정호도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게다가 가정도 생겼고 안정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또한 2015년이후 5년간(정확히는 4년 - 미국 입국 못한 2017년 제외) 타지생활을 하며 힘들었을 수밖에 없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역시 국내복귀의 가장 큰 이유로 타지에서의 힘듦을 얘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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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도전하기에는 가정도 있고 실력도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기에 결국 가장 익숙한 한국에서 몸이나 마음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도 편하게 뛰고 싶은게 솔직한 강정호의 심정이지 않을까.

영원히 한국에서 살지 않을 것도 아니기에 결국 이런 비난 여론은 한번은 거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기도 할 것이다. 야구계에 유명한 격언으로 ‘비난은 한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는 것이 있다. 그처럼 비난은 한순간이지만 한국에서 뛰면 모든게 ‘편할 수밖에’ 없기에 그 비난을 감수하려는 강정호일 것이다.

마침 상황상 김하성이 해외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키움 역시 자신을 원할 것이 자명하고 어느 구단보다도 이런 범죄이력에 관대한 팀특성까지 누구보다 잘 아는 강정호일 것이다.

냉정하게 강한 비난여론과 달리 강정호의 복귀가능성은 꽤 크다. 서두에 언급했듯 KBO가 길을 열어줬고 강정호-키움 모두가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사과문에서 연봉 환원을 약속했다. 정말 진심을 담고 싶다면 첫해 연봉이 아니라 앞으로 KBO리그에서 뛰면서 받는 연봉 전액을 기부해도 모자라지 않을까. 그렇게 ‘야구가 하고 싶고’ 속죄를 원한다면 정말 돈에 욕심 없는 모습과 함께 꾸준히 사회봉사와 앞으로의 여생을 모두가 느끼게 ‘정말 속죄하며 사는구나’하는 모습을 보이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그래도 보기 싫은 팬들이 있겠지만 KBO징계부터 비합리적이고 여론을 거스른 상황에 어차피 복귀한다면 차악이라도 받아 들여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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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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