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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선수들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덕아웃에서 일제히 뛰쳐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의 핵심 기업인 두산중공업(이하 두산重)은 계열사중 두산 베어스(이하 베어스)의 최대 협찬사다. 원전과 화력 에너지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두산重은 새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2년전부터 실적 부진과 경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두산重은 2018년도와 2019년도 두 회계연도를 합해 1조원이 넘는 적자(당기순손실)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3012억원 적자를 내 금년 적자만 1조원을 훌쩍 넘게 된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이처럼 심각해지자, 정부는 1조 6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만기 회사채 등 올해 두산그룹이 갚아야 할 부채는 모두 4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약 3조원의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은 공적 자금을 마냥 투입할 수 없는 처지다. 두산그룹이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를 포함해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 자산과 자회사를 매각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금융당국 또한 약 8천억원의 공적 자금을 더 투입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자산 매각과 함께, 임직원 급여를 삭감하거나 주식 배당금 수령을 포기하는 방안을 통해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팔 수 있는 것은 뭐든 팔아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두산그룹의 처지여서 베어스 매각설을 어느 누구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필자 역시 매각 관련 칼럼을 지난 3월부터 염두에 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연기되고 또 개막하기 전에 매각설을 보도하면 팀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11일 모 기자가 베어스 매각 기사를 처음 보도함에 따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관련 칼럼을 쓰게 됐다.

두산그룹은, 야구단은 돈이 아니라 그룹의 상징과 같은 존재이고 야구단 매각 금액 또한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엔 미미한 수준이라 절대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매각설을 비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야구사랑은 LG 오너 일가와 마찬가지로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야구단에 대한 애정만으로 야구단 매각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정말로 순진한 생각이다.

오너 일가가 팔기 싫어도 채권단이나 금융권, 두산重 노조에서 공론화하면 강제 매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오너 일가가 사재 출연까지 하는 마당에 야구단만 껴안을 수 없는 실정이다.
  • 두산 김태형 감독이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베어스가 매물로 나온다면, 그 가치는 얼마나 될까. 한국 프로야구단 가치는 포브스코리아가 지난 2006년부터 매기기 시작했다. 시장과 경기장, 스포츠 가치를 따져 포브스 코리아가 우리나라 야구단 가치를 평가한 자료를 보면 10개 구단 가치 총액은 1조 3784억원으로 평균 1387억원을 기록, 메이저리그 평균의 16분의 1 정도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에서는 베어스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5년간 한국시리즈 우승 3차례, 준우승 2차례 등 뛰어난 성적과 높은 관중 동원력(2위) 등 평가 기준 전 분야에서 상위권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베어스의 구단 가치 총액은 2015년 1539억원으로 책정된 뒤 ‘2016년 1633억원→2017년 1822억원→2018년 1932억원’으로 계속 상승했다. 2019년엔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입장료 수익이 2018년보다 10억원 가까이 떨어진 131억원을 기록해 구단 가치 총액이 1907억원으로 전년보다 25억원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장부상의 가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관중이 격감할것으로 예상되고 수입 또한 크게 떨어져 매각 대금이 1900억원 아래로 결정될 수 있다.

그러나 인수 기업이 경쟁을 벌일 경우 2000억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서울(잠실구장)을 연고지로 하는데다 관중 동원력이 해마다 100만명이 넘어 홍보와 마케팅 잠재력이 엄청난 탓이다.

그러면, 과연 어느 기업이 인수 대상으로 꼽히는가. 프로야구단은 해마다 15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므로 웬만한 중견 기업은 덤벼들 수 없다. 예전부터 베어스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A, B그룹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을 엄청나게 받고 있는 IT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곧 ‘카카오 베어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농담반, 진담반’의 예상을 점치고 있다.

베어스 선수단은 누구보다도 매각설에 민감할 것이다. 전문가들로부터 ‘절대 1강’으로 꼽히던 베어스가 18일 현재 NC에 3경기차로 뒤진 공동 2위에 그친 것은 매각설의 영향일까?

그럴 가능성은 10%도 되지 않는다. 베어스는 7회까지 접전을 벌인 5월 5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2삼진, 1병살로 부진했던 오재원 대신 최주환을 주전으로 내보냈더라면 승리를 따내 상승세를 타고 지금쯤 NC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선수들은 위기 때 더 투혼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다. 오너인 구단 대표의 구속으로 몇년째 경영이 어려워 늘 매각설에 시달리는 키움 히어로즈는 2017년을 제외하고 2013년부터 줄곧 4위 이내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또 재정이 튼튼한 기업으로 인수되면 연봉이나 선수단 지원면에서 훨씬 조건이 좋아지므로 선수들에게는 조금도 손해갈 것이 없어 구단 매각설은 전력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물론 일시적인 상실감은 있지만).

하여간 연기만 모락모락 피우는 베어스 매각설이 언제 공식화될지 많은 야구인들과 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본지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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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5/18 10: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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