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3일 사상 첫 '화상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그동안 KBO의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는 각 구단 감독과 주장, 팬들이 한데 모여 진행됐다. 각팀 감독 등 출연진들이 본 행사에 앞서 예행 연습을 하고 있다.

1982년 출범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5월 개막이 5일 펼쳐진다. 과연 11월초 페넌트레이스가 끝났을 때 웃을 팀은 누구일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큰 변수로 인해 그야말로 뚜껑을 열어봐야 실체를 볼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윤곽은 알 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절대 1강’으로 두산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타이틀때문은 아니다.

두산에서는 유희관(투수) 오재일(내야수) 김재호, 정수빈(이상 외야수) 등 무려 10명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다. 이들은 올시즌 성적 여하에 따라 ‘계약금-연봉’이 정해지므로 온힘을 다해 경기에 임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두산 그룹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안타 1개, 삼진 1개라도 더 뽑아 더 많은 돈을 받고 타팀으로 이적하는 ‘엑소더스’는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중상위권을 향한 나머지 9개팀의 대접전도 볼만하다. 일단 SK 키움 LG KT NC가 앞서 나갈듯 하지만 KIA 한화 롯데 삼성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최대의 변수는 역시 코로나19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일컬어지는 외국인 선수들이 입국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해 개막전부터 100% 전력이 아닌 게 각팀의 발목을 잡는다.

또 30명의 외국인 선수중 50%가 교체됐으므로 어느 선수가 한국 야구와 사회생활 및 음식문화 등에 잘 적응하는지가 성적을 좌우하는 잣대다.

2020프로야구가 5일 무관중으로 일제히 개막에 들어간다. 사진은 지난해 잠실 개막전 모습으로 만원관중을 이뤘다.

국내 선수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예전같으면 ‘3말.4초’에 100% 컨디션을 맞추나 개막전이 한달 이상 지연돼 너나 할 것 없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더욱이 시즌 초반 몇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므로, 관중없는 무덤덤한 경기를 어떻게 정신력으로 뚫고 나가느냐도 승리쌓기의 작은 요인이 될 것이다.

새로 사령탑에 취임한 4개팀 감독들의 지휘력도 볼만한 관심거리다. 사상 첫 메이저리그 스타급 선수 출신(1994년 내셔널리그 홈런왕)인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선수기용과 전술은 KIA뿐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 팬들의 흥행요소다.

페넌트레이스가 ‘총성없는 전쟁’이므로 전쟁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디엔비엔푸 전투(1954년)는 공산 베트남(당시 월맹)과 프랑스의 싸움이었다. 전력은 프랑스의 압도적인 우위였지만 베트남이 결국 승리한다.

그 때문에 베트남의 승전 노하우는 군사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연구 대상이다. 디엔비엔푸는 베트남의 변방에 위치해 있는데 어떻게 막강한 프랑스군을 물리칠 수 있었을까.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항전 의지와 공세적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무기의 과학기술 수준은 그 다음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라는 격변의 시대에는 선수의 이름값이 아니라 정신력, 즉 투혼이 승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물론 투혼이 넘쳐 부상으로 이어져서는 안되겠지만.

또 목마르다고 탄산 음료를 벌컥 벌컥 마시는 선수와 야간 경기후 배고프다고 아무 음식이나 배불리 먹는 선수는 절대로 6개월 보름간의 긴 레이스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투혼과 인내력, 올시즌을 관통하는 두가지 승부수다. 본지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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