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오른쪽).
21일부터 시작되는 팀간 연습경기(사실상 시범경기), 이어지는 페넌트레이스 개막. 선수들은 저마다 새로운 각오와 투지로 새 시즌을 벼르고 있다. 이중 이대호(롯데.38), 정근우(LG.38), 이형범(두산.26) 등 세명의 선수를 살펴보자.

*이대호는 2017시즌을 앞두고 4년간 총액 150억원의 계약으로 ‘FA(자유계약선수)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올해가 FA 마지막 시즌. 올시즌 활약도에 따라 롯데든 타팀이든 FA 계약을 다시 할 수 있고, 아니면 은퇴를 할 수도 있다.

이대호는 본인의 희망대로 붙박이 1루수로 뛰면 지난해 부진(타율 0.285, 16홈런, 88타점)을 씻을 가능성이 크다.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하면 수비 및 타격 감각을 잃기 때문에 1루수 주전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신임 허문회 감독은 각 선수들의 멀티 포지션을 강조하고 있어 1루수에는 이대호, 전준우, 정훈, 김민수, 한동희 등 5명이 스프링캠프와 팀 청백전에서 각축을 벌였다. 멀티 포지션이야 새삼 스러운 것도 아니고 프로선수라면 마땅히 감당해야 하지만, 허감독의 경쟁 유발이 좀 핀트가 맞지 않아 보인다.

1루수는 일단 덩치가 듬직해야 한다. 그래야 힘든 땅볼을 받은 내야수들이 ‘큰 표적’을 향해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키 작은 선수가 1루수를 맡으면 던지는 선수나 받는 선수나 불안해해 실책이 유발되기 쉽다. 연습경기와 시즌 초기에 허감독이 주전 1루수 기용을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정근우

*정근우는 외야수와 1루수를 빙빙 돌아 팀까지 옮기며 제자리인 2루수로 3년만에 복귀했다. 본인도 행복해 하고 팀도 정근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정주현(30)과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워낙 훈련에 열심인 만큼 올 한해는 정근우가 더 많이 기용되고 팀 공헌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시절 한용덕 감독이 왜 정근우를 낯선 외야와 1루로 방황을 시켰는지, 참으로 이해가 안된다. 정근우는 키가 170cm 안팎이어서(KBO 가이드북에는 172cm) 외야수는 몰라도 1루수로는 제격이 아니다.

워낙 운동 신경이 좋아 새 포지션을 지키긴 했지만, 2루수로 계속 뛰었으면 지난해처럼 부진하지 않았을 것이다(타율 0.278, 3홈런, 30타점). 창단 30주년을 맞은 팀의 ‘복덩이’가 될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형범

*이형범은 NC 시절인 2017, 2018년 각 1승밖에 거두지 못해 선수 생명이 끝날 뻔했다. 하지만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신데렐라’로 탄생했다.

지난해 중간 계투, 마무리로 무려 67경기를 뛰며 6승 3패 10홀드 19세이브(자책점 2.66)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이로 인해 올해는 붙박이 마무리로 보직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형범의 마무리 변신이 시즌 초반 반짝하고 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오승환(삼성.38), 조상우(키움.26), 고우석(LG.22) 등 각팀 소방수들은 시속 150km 이상을 던지는 파이어 볼러인데 반해 이형범은 지난해 투심 평균 시속이 140.3km에 불과했다.

이형범은 맞춰 잡는 스타일이란게 다 알려져서 타팀 타자들이 ‘두번 다시 속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이형범 스스로도 구속이 빠르지 않은 점을 안타까워 하고 있어 그가 ‘강속구 딜레마’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을 모은다.

8,9회 위기 상황에서 오르는 마무리 투수는 일단 불같은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지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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