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청백전이기에 가능했다. 투수가 던지는 것을 최대한 가까이서 보고자 포수 뒤에 섰다. 궁금하다는 이야기다. 왜 타자에게 연신 얻어 맞고 있는지.

류중일 감독은 지난 2일 열린 팀 자체 청백전에서 덕아웃이 아닌 포수 뒤에 섰다. 이유는 임찬규다. 선발로 임찬규의 공을 유심히 지켜본 조용히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3이닝 6피안타 1볼넷 3실점이었다. 1회 첫 타자부터 볼넷을 내주더니 와르르 3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날 뿐 아니라 최근 나온 청백전에서 좋은 결과를 낸 적이 드물다.

지난 3월 14일 선발로 나와 3이닝 동안 62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2피홈런 2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20일에 나온 청백전도 3이닝 63구 7피안타 5실점을 허용하며 고개 숙였다. 그리고 26일 경기에서는 3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그나마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전날 또다시 흔들렸다. 4경기 12이닝 13실점, 류중일 감독이 혀를 끌끌 차는 심정이 이해가 간다.

물론 청백전이다. 실전이 아니다. 워밍업이라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니었다면 이미 개막전을 치르고도 남을 시점이다.

류 감독은 "1회부터 3실점을 내주는 선발이 어디 있나"라며 실망스런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포수 뒤에서 임찬규의 공을 지켜본 것에 대해서는 "일단 제구가 안되고 있다. 140km 언저리에서 볼이 제구가 안되면 맞을 수 밖에 없다. 볼 끝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라고 콕 찝어서 이야기 했다.

그물 뒤에서 임찬규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는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 제공
결과에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감독을 비롯해 여론이 모두 임찬규만 주목을 하니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팀 선발진을 마땅히 채울 선수도 없으니 선택지가 좁다. 3선발까지는 윌슨, 켈리, 차우찬까지 확실하다. 두 자리가 고민이다. 작년에 뛰었던 이우찬은 아직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고 한 명은 사고를 치고 자리를 비운 상태다.

류 감독은 4선발로 송은범을 낙점했고 5선발 자리도 일단 임찬규를 신뢰하고 있다. 그는 "맞으면서 크는 것 아니겠나. 지금 맞는 것이 약이 되면 좋겠다. 그래도 실전에 내보낼 생각이다"라며 기회를 계속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테스트 성격이 짙은 청백전이기에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는 에이스급 선발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4, 5선발은 아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대체할 선수가 생기면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 청백전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개막이 미뤄진 현 시점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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