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선수 본인이 직접 이야기를 했으니 의지는 분명하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KIA 에이스 양현종에 있어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 될 것 같다.

김광현이 미국 세인트루이스로 떠나면서 'KBO리그 최고의 원톱'은 명실상부 양현종을 수식하는 말이 됐다. 물론 김광현이 있었다고 해도 원톱은 양현종이라 주장하던 이들도 많았다. 이제는 이견이 없다. 그리고 류현진의 성공과 김광현의 도전을 보며 양현종도 자극을 받은 것 같다. 프로 선수라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다.

양현종은 올 시즌이 끝나고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메이저리그가 목표지만, 기회가 된다면 일본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얼도당토 어설픈 선수들의 도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미 KBO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2014시즌부터 6년 연속 10승을 기록했고 5년 연속 180이닝을 던지며 내구성도 함께 증명했다.

전반기에 강하고 후반기 약하다는 평가도 스스로 뒤집었고 공인구 변화로 인해 투수에 좀 더 유리한 상황이 되자 곧바로 평균자책점 2.29를 찍으며 리그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을 챙겼다. 특히 전반기에 8점대를 찍었던 평균자책점을 시즌 막판에 2점대로 내리며 린드블럼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양현종이 아니면 불가능한 대역전극이었다. 임팩트가 상당했다.

양현종에게 KBO리그는 좁은 무대다. 해외 진출로 눈을 돌리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더욱이 2014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었음에도 매년 쪼개서 계약을 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친다면 다시 FA 자격이 주어진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현재 양현종은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지난 16일 양현종의 첫 불펜 피칭을 보기 위해 토론토 앤드루 티니시 국제스카우트 총괄팀장(부사장)과 라이언 미틀먼 스카우트 팀장이 먼길을 찾아와 그를 직접 보기도 했다. 양현종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면 보러 올 이유가 없다.

양현종. 스포츠코리아 제공
올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냉정히 말해 팀 성적은 가을야구를 장담하기 어렵다. 팀이 양현종과 함께 힘을 냈던 2017시즌은 20승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양현종이 팀을 끌고 가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과 린드블럼을 능가했던 모습, 승수보다 평균자책점을 작년처럼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또 하나, 양현종에게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국가대표 1선발이다. 국제대회 성적은 모든 이의 시선을 끌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개막을 지나 여름이 되는 7~8월이다. 페이스가 올라가는 시점이다. 올림픽은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저 멀리 미국까지 양현종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KIA 구단은 FA로 나왔던 안치홍을 잡지 않고 김선빈으로 집토끼 잡기를 끝내면서 출혈을 최소화 했다. 만에 하나,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하지 않는다면 그를 잡기 위해 나름 총알을 아껴둔 셈이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심리적 안정을 주기도 하지만 한계를 돌파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양현종은 매년 단년계약을 통해 이러한 벽을 넘어선 경험이 있다. 더욱이 작년 '프리미어12'에서 패했던 일본을 상대로 바짝 벼르고 있다. 김광현도 린드블럼도 떠난 메이저리그다. 양현종은 두 선수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해외 진출 자체는 어렵지 않다. 대신 어떤 위치에서 떠나느냐가 핵심이다. 김광현이나 린드블럼의 올해 성적도 분명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중의 기본은 양현종 본인에 달려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