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승재 기자)
[스포츠한국 오키나와=윤승재 기자] 지난 5일 훈련 일과가 모두 끝난 저녁, 삼성라이온즈 숙소에서 한 무리의 선수들이 배트를 들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인공은 송준석, 양우현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 스윙 연습을 하기 위해 숙소에서 나오던 차였다. 구단 관계자가 그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자, 선수들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다시 숙소 앞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날의 스윙 연습이 도움이 됐을까. 삼성 외야수 송준석은 다음날 열린 라이브 BP 훈련에서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투수의 공을 그대로 당겨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송준석은 선수단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홈으로 들어왔다. 비록 실전이 아닌 훈련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었지만, 그만큼 송준석의 컨디션은 캠프 초반부터 최고조에 올라 있었다.

송준석은 전날의 홈런을 회상하며 쑥스럽게 웃었다. 송준석은 “박수갈채를 받으면서 들어올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초반이지만 컨디션도 좋고 타격감도 좋아 하루하루가 즐겁다”라며 기뻐했다.

캠프 초반부터 컨디션이 너무 좋아 ‘오버 페이스’의 우려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송준석은 “캠프가 시즌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지금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불안할 것이고, 잘 맞으면 이 감을 유지하기 위해 더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좋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송준석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같이 주차장에 나와 배트를 휘두른다. 이는 코치진은 물론, 성장을 위한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송준석은 “매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0개만 돌리고 숙소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라면서 “개수가 많으면 나가기 부담스러운데 50개는 부담 없이 매일 실천할 수 있다. 비오는 날에는 방 안에서라도 어떻게든 개수를 채우려고 한다”라며 힘줘 말했다.

ⓒ삼성라이온즈
캠프 초반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송준석이지만, 오히려 그는 “아직 모자란 게 너무 많다”며 겸손해 했다. 송준석은 “타격도 타격이지만 더 많은 경기에 나서려면 수비가 더 좋아져야 한다. 캠프에서 수비에 신경을 더 많이 쓰고 훈련하고 있다”라며 자만을 경계했다.

새 시즌 송준석의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송준석은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은 아니었지만, 13년도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26경기)에 나서 꽤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다만 아쉬운 수비와 잔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아 더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다. 송준석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1군 경기에 나서는 것을 새 시즌 목표로 삼았다.

등번호도 52번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송준석에게는 나름 의미가 깊은 번호다. 송준석은 지난해 6월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5-2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이날 데뷔 첫 홈런 포함 멀티 안타를 기록한 송준석은 데뷔 첫 MVP에 뽑혀 방송 인터뷰까지 하기도 했다. 송준석은 잊지 못할 그 경기의 특별한 스코어를 등번호에 담아 새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송준석은 “지난해 1군에 있었을 때 팬들에게 힘을 많이 얻었다. 정말 감사드리고,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해서 올 시즌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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