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광현(31)의 몸값, 그리고 계약 기간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될까.

2019시즌 31경기에 나서 190.1이닝을 던지고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한 김광현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소속팀 SK와 FA 계약이 남은 상황이었지만, 김광현은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도전할 기회가 없다고 판단하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구단과 밀고 당기기 싸움에서 승리한 김광현은 진짜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다. 기한은 오는 1월 6일까지다. 이미 몇몇 구단이 시장에 나온 김광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시즌에 메이저 도전 의사를 드러냈을 때 접촉했던 샌디에이고다.

그 외에도 현지 언론에서는 뉴욕 메츠나 시카고 컵스 등이 김광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으로 언급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협상은 차분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자연스레 김광현이 어느 수준의 조건을 받고 빅리그에 입성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비교가 가능한 대상은 두 명이다. 함께 SK에서 동료로 뛰었던 켈리, 그리고 최근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하며 밀워키와 계약을 맺은 린드블럼이다. 세 명의 선수를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면 김광현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켈리의 KBO리그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8년, 그는 28경기에 나서 158.1이닝을 던져 12승 7패 평균자책점 4.09를 찍었다. 직전 해였던 2017년의 190이닝 16승 7패 평균자책점 3.60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켈리는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약 61억원) 조건으로 계약했다.

그 다음이 중요하다. 켈리는 32경기에 등판해 183.1이닝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남겼다. 여기가 핵심이다.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첫 입성한 켈리는 팀 선발진의 자격을 확실하게 갖추며 빅리그를 내심 놀라게 했다. KBO리그 최정상급 선수도 메이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증거였다.

김광현.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 메리트를 확실하게 챙긴 것이 바로 린드블럼이다. 올해 두산 소속으로 뛰며 30경기에 나와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을 찍은 린드블럼은 지난 12일 밀워키와 3년 912만 달러(한화 약 107억)의 조건으로 빅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KBO리그에서 린드블럼의 무게감이나 활약상은 켈리 이상이다.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평균자책점 2점대를 찍었고 따낸 승리가 무려 35승이다. 투구 이닝도 363.1이닝이다.

또한 한국에 오기 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경험이 있기에 켈리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빅리그에 입성할 수 있었다. 물론 켈리의 활약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하다. 린드블럼 본인도 "캘리 덕에 내가 더 큰 관심을 받았다"라고 언급할 정도다.

올해 KBO리그에서 김광현은 31경기에 나와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을 남겼다. 켈리와 함께 뛰었던 작년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을 남겼다. 단순 기록으로 본다면 켈리보다 더 꾸준하면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올해는 린드블럼에 근접한 기록을 남겼다. 다시 말해 김광현의 몸값은 최대치가 린드블럼, 켈리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2014시즌이 끝나고 샌디에이고에 제시를 받았던 2년 200만 달러는 당연히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도 린드블럼(1987년생)보다 한 살 더 어린 1988년생이다. 5선발, 혹은 불펜으로 기용해서 스윙맨 역할을 맡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선발로 나서면 몸값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팔꿈치 수술 경력이 걸림돌이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다시금 정상 구위를 회복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시장 상황이 호재다. 초특급 FA 선수들인 게릿 콜이나 스트라스버그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계약을 성사 시켰다. 몸값이 금값인 투수다. 지금 흐름을 이어간다면 김광현 역시 린드블럼과 유사한 3년 9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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