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석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클래스는 확실했다. 그가 물러난 후, 아직까지 한국 야구는 제대로 된 에이스급 우완 투수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영향력이 컸다. KIA 윤석민(33)이다.

어떤 팀이든 마찬가지다. 아픈 손가락이 있다. KIA도 상당히 많았다. '10억 팔' 한기주를 비롯해 '선동열의 재림'이라 불렸던 김진우도 있었다. 거포의 향기를 내뿜던 김주형도 있었다.

기대가 컸다. KIA가 오래 참았다. 하지만 이들은 채우지 못했다. KIA는 마속의 목을 베는 심정으로 세 명의 선수를 모두 내보냈다. 하지만 윤석민은 다르다. 좀 더 기회를 주고자 한다.

윤석민은 KIA가 아끼고 아끼는 투수다. 냉정히 말하면 위의 세 선수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지금이야 양현종이지만 당시만 해도 SK는 김광현, 한화는 류현진, KIA는 윤석민이었다.

특히 지난 2011년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까지 투수 4관왕에 오르며 리그 최고의 오른손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지는 해가 됐다.

돌아보면 빅리그 진출이 가장 아쉽다. 국내에 남았다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떠났다. 도전은 좋았는데, 결과는 나빴다.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다가 끝내 유턴했다.

그렇게 맞이한 2015시즌, KIA는 여기서 4년 90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닌 보상의 차원이었다. 그만큼 KIA는 윤석민의 복귀에 거는 기대가 컸다.

KIA 윤석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2015년 김기태 감독은 그를 마무리로 기용했다. 30세이브를 찍었다. 이후가 문제였다. 페이스 급락,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150km 중반까지 찍히던 속구와 슬라이더 조합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아팠고 2016시즌 말에 어깨 수술을 받았다. 돌아올 것이라는 기사는 연일 쏟아졌지만 그의 어깨는 반대였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그는 딱 28경기를 나서는 것에 그쳤다.

심지어 2017시즌과 2019시즌은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냉정히 말해 더 이상 윤석민을 기용하는 것은 무리다. KIA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다는 입장이다.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팀 마운드는 대대적 리빌딩을 단행했고 불펜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30대 중반이 된 윤석민이 들어올 자리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토종 감독이면 모르겠다. 하지만 타이거즈에 외인 감독이 왔다. 실력 위주로 선수를 뽑는다. 윤석민이 1군에 콜업이 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 내년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태워버린 재로 끝이 날 것인지, 아니면 그 재 속에서 다시 부활하는 불사조가 될 수 있을지, 2020년을 기다리는 윤석민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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