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성민규 단장.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스토브리브는 이제 막 시작했기에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일단 롯데는 포수 외부 FA 충원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대로 괜찮을까.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신임 감독 모두 이구동성으로 “현재 포수진은 약하지 않다”라고 말하지만, 그러기엔 시즌 성적이 너무 좋지 않다. 도루저지율은 32.6%로 리그 평균(30%)보다 높았지만, 무려 103개의 폭투를 허용하며 단일 시즌 최다 폭투 기록을 새로 쓰는 굴욕을 맛봤다.

이에 허문회 신임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환경이 갖춰지면 달라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단순히 현재의 롯데 포수진을 그대로 믿고 간다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그들의 성장도 탄력을 받을 거라는 것.

그렇다면 롯데는 이번 시즌 포수진 그대로 내년 시즌에 임할 생각일까. 하지만 롯데 역시 1군에 나설 포수 자원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고 있는 듯하다. 2차 드래프트 혹은 트레이드, 외국인 포수까지 폭넓게 보면서 외부 FA를 제외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원을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 영입은 과연 가능할까. 즉시 전력감 포수를 데리고 오기 위해선 유망주를 여럿 내주거나 그에 상응하는 묵직한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롯데가 그만한 출혈을 감당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키움 포수 박동원과의 트레이드설이 떠돌았지만, 롯데의 상황으로 보아 그만한 카드를 맞추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2차 드래프트도 마찬가지다. 2차 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 선수들이 풀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 2차 드래프트에서 나종덕, 안중열을 훨씬 능가할 만한 포수를 영입하지 못한다면 롯데는 로테이션 멤버만 늘어났을 뿐, 내용적인 면에선 이번 시즌과 똑같은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 나종덕. 스포츠코리아 제공
결국은 외국인 포수 영입이 그나마 현실적이다. 하지만 당장 한국인 투수와의 호흡이 당장 걱정되는 데다, 여타 외국인 선수들이 그렇듯이 KBO리그에 적응하는 기간도 따로 주어야 한다. 해당 선수가 잘 정착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적응에 실패하면 롯데는 또 반 시즌 정도를 그대로 날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환경 변화로 기존 포수진의 급성장을 단시간에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당연히 능사가 될 순 없다. 포수들의 성장은 장기적인 사안이고 성장이 더딘 것은 개인 실력과 코칭스태프의 아쉬운 지도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롯데의 포수 문제는 젊은 포수들이 가장 가까이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경험 많고 능력 있는 선배 포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크다. 하지만 아무 영입 없이 내부 경쟁과 성장만을 기대하기에는 그동안 드러난 문제가 너무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의 포수 외부 FA 영입 철수는 여러 모로 아쉽다. 이지영-김태군 두 준척급 포수에 집중돼 다소 높은 값이 매겨질 거라는 예상도 있지만, KBO리그에서 그만한 경험을 가진 선수를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 외국인 포수 영입으로 얻기에는 쉽지 않다.

물론, 롯데 역시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경험이 있는 성민규 단장의 지휘 하에 레이더를 돌리고 있기에 생각보다 더 실력 있는 선수들이 롯데의 스카우트망에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우려들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롯데는 남은 스토브리그 기간 어떤 선택을 할까. 또 그 선택이 롯데를 둘러싼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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