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강백호-이영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실리는 얻었다. 대만과 호주를 제치고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제2회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2회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 한국은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가장 도드라진 활약을 펼친 선수는 이정후(21)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서 8경기 26타수 10안타 4타점 타율 0.385을 기록하며 대회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17일 결승전을 제외하고 매 경기 안타를 생산했고, 출루율은 0.519(대회 2위)에 달했다. 또한 대회에서 가장 많은 5개의 2루타를 때려내며 장타력도 뽐냈다.

마운드에서는 우완투수 이영하(22)는 이번 대회에서 롱릴리프 불펜으로 나서 흔들리는 팀의 마운드를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이영하는 대회 5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08(8.1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를 펼쳤다. 특히 17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흔들린 선발 양현종 뒤에 나와 2.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윤석민 이후 끊겼던 토종 우완투수 계보를 이을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프로 2년차 강백호(20)는 선발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타율 0.286(7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안타를 많이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스윙으로 투수들의 투구를 때려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16일 일본전에서 경기 후반 추격의 적시타를 포함해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신흥 일본 킬러로 떠오르기도 했다. 차세대 거포로서 존재감을 발휘한 강백호다.

나이는 어리지 않지만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른 선수들도 있다. 4경기 1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한 조상우(25)는 위기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고, 올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은 하재훈(29)도 4경기 4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차세대 마무리로 급부상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양현종-김광현을 이을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꼽혔던 이승호(20)는 일본을 상대로 한 국제대회 선발 데뷔전서 2이닝 8피안타 1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불펜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른 고우석(21) 역시 제구 난조로 3경기 3이닝 4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첫 국제대회였던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김경문호는 내년 8월에 있을 2020 도쿄 올림픽 준비 체제에 돌입한다. 비록 준우승으로 프리미어12를 마감한 김경문호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에 내년 올림픽에서의 전망은 그리 어둡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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