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가을야구를 보는 맛은 응원이다. 페넌트레이스는 승리의 가치가 144경기 중 1경기다. 하지만 가을은 다르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이기면 올라가고 지면 떨어진다.

핵심 콘텐츠인 경기력은 나쁘지 않다. 재미는 확실하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직접 와서 응원을 하며 경기를 보는 '직관' 관중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올해는 정규시즌에 이어 가을야구마저 관중 수가 급감했다. 그들 만의 잔치가 되는 느낌이다.

지난 15,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SK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은 모두 매진에 실패했다. 1차전은 1만 9356명이 입장했고, 2차전은 이보다 더 줄어든 1만 7546명에 그쳤다. 아슬아슬하게 매진에 실패한 것도 아니다. 2만 명을 채 넘기지 못했다.

프로야구는 온라인 구매가 먼저다. 이는 포스트시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티켓이 모두 팔리지 않으면 잔여 티켓이 그대로 현장 판매로 넘어간다. 1차전의 경우,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4600장이 풀렸다.

하지만 2차전의 경우는 심각했다. 문학구장 전체 2만 3000장 중에 30% 가량인 6800장이 현장에서 와르르 풀렸다.

그래서일까. 키움 응원단이 자리하고 있는 3루, 그리고 외야는 말할 것도 없고 홈 팀인 SK가 위치한 1루의 경우도 듬성듬성 빈자리가 많았다. 3층 자리는 더 많았다. 관중의 응원 열기가 이전 가을야구에 비하면 차갑게 식은 느낌이었다.

고척 스카이돔.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나마 인기 팀인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고척 1차전 1만 6300장과 9일 잠실 3차전 2만 5000장이 모두 팔리며 매진이 됐지만 2차전과 4차전은 매진에 실패했다. 2차전은 1만 4589장. 4차전은 2만 1600장이 전부였다. 1차전과 3차전의 경우, 공휴일이 겹쳤기에 그나마 다 팔렸다.

지난 3일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시작으로 15일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7경기 누적관중은 13만 8148명. 7경기 중 매진은 딱 2경기다.

평균 2만 명이 채 못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BO는 오는 17일부터 고척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 이어 한국시리즈마저도 찬바람이 불까봐 노심초사다.

만약 3차전에서 매진(1만 6300명)이 된다고 해도 키움이 승리를 거둬 플레이오프가 조기에 종료가 되면 3경기 모두 합쳐도 5만 3202명에 불과하다. 지난 2006년 4경기 4만 1983명에 이어 최저다.

작년 5경기 9만 1945명에 비교하면 절반 그 이하 수준이다. 전국구 구단의 몰락으로 시작된 4년 연속 800만 관중 실패와 야구의 인기 하락이 끝내 가을까지 영향을 끼친 셈이 됐다.

밤새 텐트를 치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매진이 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한숨과 욕설이 난무하고, 그 사이로 미꾸라지 풀리듯 암표상들이 스멀스멀 나온다. 그리고 원래 가격이 두 배, 혹은 그 이상의 금액을 부르며 호객 행위를 한다. 코흘리개 아들을 데려온 아버지는 어떻게든 야구를 보여주고 싶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티켓을 산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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