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궁지에 몰렸다. 이제 1패만 더 하면 가을야구 탈락이다. 작년 한국시리즈 챔피언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염경엽 감독의 속이 점점 더 타들어간다.

SK는 지난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대 키움에 7-8로 졌다. 연장 11회 접전을 벌인 1차전 0-3 패배에 이어 2차전 역시 SK는 패했다.

정규시즌에 압도적 모습을 보였던 그 SK가 아니었다. 타선은 풀이 죽었고 마운드는 버텨내지 못했다. 염 감독이 생각했던 시나리오가 모두 어그러지며 연달아 키움에 패했다.

1차전은 무득점, 2차전은 그나마 홈런 세 방이 터지며 7득점에 성공했지만 두 경기 모두 후반 집중력에서 키움에 밀렸다. 일단 타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염 감독 역시 "현재 타선의 컨디션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일단 지키면서 한 점씩 따내는 야구를 해야한다"고 이야기 했다. 감독 스스로도 팀이 현재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정규시즌 때 두산에 당했던 여파가 고스란히 선수들 사이에 남아있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종료 후, 2위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해 선수단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리고 4시간 가량을 소통하며 깊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몇몇 선수들은 자필로 글을 써서 감독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즌 중에는 하지도 않았던 세리머니, 심지어 ‘ONCE AGAIN! CHALLENGE! 또 한 번의 도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까지 새로 만들었다.

김강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시도는 좋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어떻게든 뭔가를 해보겠다는 시도 자체가 이미 정규시즌 역전패의 트라우마가 심하게 남아있다는 방증이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기까지 2주라는 시간은 이를 극복하기에는 너무 짧았다.

그래서일까. 1차전은 팀 타선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2차전은 그나마 한동민을 2번 타순에 전진 배치, 조금은 효과를 봤지만 마운드에서 산체스가 와르르 무너지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결과론이지만 불펜 역시 흔들린 문승원을 연달아 내보낸 것도 치명적이었다. 박빙의 상황에서 키움은 가장 강한 카드인 조상우를 적극 투입했지만 SK는 하재훈 투입 시기를 놓쳤고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작년 SK는 철저히 도전자의 입장에서 키움을 만나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로 가서 두산을 잡고 우승을 따냈다. 그러나 올해의 SK는 작년과 너무 다르다.

마음을 제대로 먹고 준비한 키움과 달리 정규시즌 역전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홈에서 연달아 2연패를 당했다. 상승세의 키움을 잡기엔 현 SK의 야구는 전혀 강해보이지 않는다.

일단 3차전에 모든 것을 걸고 덤벼야 한다. 상대 홈 구장인 고척에서 경기를 치르지만 내일은 없다. 지금과 같은 야구를 계속 이어간다면 SK에 더 이상의 가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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