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장정석 감독과 SK 염경엽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말 그대로다. 한 때 히어로즈를 상징했던 감독이었다. 지난 2014시즌에는 팀을 준우승까지 이끌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이다. 그 뒤를 이어 받은 것이 현 장정석 감독이다. 신과 구의 맞대결, 이번 플레이오프 최대 볼거리 중 하나다.

SK와 키움은 14일 오후 6시 30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팀도 팀, 전력도 전력이지만 이를 이끄는 수장의 지략 대결 역시 이번 플레이오프의 흥미 포인트다.

두 감독의 인연은 상당히 깊다. 그리고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시절도 꽤나 길다. 염 감독은 은퇴 후, 2001년부터 현대 프런트에서 활동했고 장 감독 역시 유니폼을 벗은 후, 2005년부터 같은 팀 프런트에 있었다.

이후 염 감독이 LG를 거쳐 다시 히어로즈로 왔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사령탑을 맡은 사이, 장 감독은 1군 매니저를 길게 했고 2016년에는 운영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커리어 자체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선수 시절에는 큰 빛을 보지 못했고 현장 지도자가 아닌 프런트로 뛰다가 사령탑 자리에 올라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처럼 걸어온 길이 비슷하고 특히나 근거리에서 지켜봤기에 서로를 너무나 잘 안다. 야구관 역시 비슷하다. 현재 키움의 전력은 염 감독 시절에 성장하고 완성이 된 선수가 대부분이다. 지금도 그 선수들의 대부분이 히어로즈의 주축으로 뛰고 있다.

염경엽 감독. 장정석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염 감독은 현 키움의 전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SK 단장을 역임하면서 밖에서 키움의 야구를 지켜봤다. 작년 가을, 자신이 만들었던 키움이 사실상 가을의 주인공이 되어 SK를 턱 밑까지 위협했던 것을 몸소 느낀 바 있다. 심지어 두산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팀이 키움이다.

반대로 말해 장 감독 역시 매니저와 운영팀장을 하면서 염 감독이 어떠한 스타일의 사령탑인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안다. 선수들 역시 염 감독의 지휘 하에 오랜 시간을 뛰었기에 적으로 만났을 때, 유리한 부분이 분명 있다. 경험이 쌓였고 더 젊고 빠르다. 장 감독은 염 감독이 만들어 놓은 토대에 자신의 컬러를 날카롭게 입혀 지금의 염 감독을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장정석 감독은 “염 감독님은 현대에 입단하면서 알게 된 분이다. 철두철미하고 야구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다. 선수 마지막에도 메모를 많이 하시는 걸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 역시 “내가 장 감독님을 평가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 전부터 뒤에서 보면서 많이 배워왔고, 앞으로도 배워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경기 치르면서 많이 배우겠다”라고 전했다.

재미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매치업이다. 비슷하면서도 강하다. 작년 가을의 경험과 쓴맛을 안 키움이냐, 아니면 디펜딩 챔피언 SK냐. 플레이오프 볼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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