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또 하나의 플레이오프 볼거리, 관건은 불펜이다. 두 팀 모두 타격이 강하다보니 언제 뒤집어져도 놀랍지 않다. 다시 말해 경기 후반에 승부가 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선발에 이은 중간, 그리고 마무리 투수 맞대결이 승부를 좌지우지 할 것으로 보인다.

SK와 키움은 14일 오후 6시 30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9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리그 3위였던 키움이 LG를 잡고 플레이오프에 올라왔다. 마치 작년을 다시 보는 것 같다. 당시에는 SK가 시리즈 1, 2차전을 먼저 가져갔다가 3, 4차전을 키움, 그리고 5차전을 SK가 극적으로 가져가며 승리를 챙겼다.

키움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상대로 선발에 이어 불펜 투수를 대거 엔트리에 투입, 필승조 구분 없이 상황에 따라 모든 투수를 투입하면서 경기를 원하는대로 풀어갔다. 조상우와 오주원을 중심으로 다른 불펜진이 5회가 넘어가면 계속 어깨를 풀었고 여차하면 선발을 곧바로 내리면서 상대 LG 타선을 봉쇄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날 발표된 플레이오프 엔트리 역시 키움은 LG를 만났을 때와 변동이 없다. 불펜에 힘을 제대로 주고 다시금 SK 타선을 잡겠다는 의미다. 일단 키움의 구원진의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3.41로 리그 1위다. SK의 3.69에 비하면 기록적으로 더 좋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안정감도 키움 쪽이 더 좋다. 일단 단기전, 그 중에서도 경기 후반에 나와서는 안될 볼넷의 경우도 차이가 있다. 키움 불펜 투수의 경기당 볼넷허용은 2.43인 반면, SK는 3.89다. 경기당 삼진률은 키움이 7.33, SK가 7.47로 큰 차이는 없지만 볼넷은 그 차이가 꽤나 있다. 피출루율도 0.319의 키움이 0.333의 SK보다 좀 더 낫다.

하재훈.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렇다고 SK의 불펜이 약한 것은 아니다. 평균자책점이 조금 더 낮을 뿐, 다른 마운드 기록은 SK가 앞선다. 키움을 '세밀'이라고 표현한다면 SK는 '박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일단 키움보다 승수가 더 많았기에 홀드가 92개다. 키움의 91개보다 하나 더 많다. 특히 세이브의 경우는 키움의 39개에 비해 SK는 51개로 월등히 더 높다.

피안타율에서도 SK는 0.249인 반면, 키움은 0.267이며 피장타율 역시 SK는 0.345, 키움은 0.351이다. 블론세이브 역시 SK는 8개, 키움은 11개다. 이처럼 각 지표를 살펴보면 두 팀의 불펜 색깔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SK는 강한 면모를 보인 선발에 이어 불펜 역시 화끈하게 뿌리면서 키움 타선을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키움은 SK의 강타자를 만나 LG 때처럼 적재적소에, 그리고 최소 반 템포 이상 빠르게 불펜진을 일찍 투입하면서 경기 중반부터 불펜 싸움으로 흐름을 만들어가며 유리한 방향으로 경기를 풀어갈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LG 타선과 SK 타선의 파괴력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반대로 SK도 마찬가지다. 박병호를 필두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키움 시한폭탄 타선을 서진용, 김태훈, 하재훈이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 두 팀의 진짜 싸움은 선발이 내려간 후, 불펜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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