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정후-조상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지난 시즌에는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르다. 많은 것이 지난 시즌과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2위 SK와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통과한 3위 키움은 오는 14일부터 플레이오프 시리즈(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지난 시즌 양 팀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만나 명승부를 펼쳤다. 4차전까지 홈에서 모두 승리를 가져가며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팽팽하던 양 팀은 5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SK가 끝내기 백투백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양 팀은 같은 무대에서 또다시 재회했다. SK가 최종전에서 두산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떨어졌고,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 시리즈에 진출하면서 키움으로서는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키움을 둘러싼 좋은 징조들이 많다. 지난 시즌 부상 혹은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 팀의 가을야구에 합류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올 시즌 모두 합류해 SK와의 리벤지 매치를 벼르고 있다.

우선 투타의 핵심 외야수 이정후와 투수 최원태가 건재하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부상을 입어 SK와의 플레이오프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규시즌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을 오가며 타율 3할3푼6리(리그 4위) 193안타(2위)로 맹활약한 이정후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도 0.286 맹타를 휘두르며 예열을 마쳤다.

키움 최원태-박동원. 스포츠코리아 제공
지난해 막바지에 부상으로 이탈해 팀의 가을야구에 함께하지 못했던 최원태도 정상적인 모습으로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올 시즌 처음으로 부상 없이 시즌 풀타임을 치른 최원태는 11승 5패 평균자책점 3.38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비록 지난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조기강판 됐지만, 정규시즌 SK를 상대로 가장 많은 6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한 그의 경험은 키움에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즌 중반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한 박동원도 올 시즌 풀타임을 치르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돌아오자마자 주전 안방 자리를 꿰찬 것은 물론, 타격(타율 0.297)에도 눈을 뜨며 장정석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비록 시즌 막판 입은 부상으로 포수 수비 투입은 불투명하나, 대타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동원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대타로 출전해 귀중한 동점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낸 바 있다.

조상우 역시 박동원과 함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지만, 올 시즌 돌아와 마운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조상우는 압도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올 시즌 48경기에서 2승 4패 8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며 키움의 허리와 뒷문을 확실시 책임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세 경기에 나와 4이닝 동안 13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1피안타 6삼진 무실점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키움 이지영. 스포츠코리아 제공
새 안방마님 이지영의 존재도 키움의 상승세에 한몫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이지영은 박동원과 함께 키움의 안방을 책임지며 든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동원과 마찬가지로 타석에서 타율 2할8푼2리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플레이오프 때와는 달리 4명의 주전 선수가 새롭게 합류한 키움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에 참가하는 선수들 대부분(예진원 제외 29명)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했다는 것도 키움으로서는 호재다. 장정석 감독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4차전 때 무려 9명의 불펜 투수들을 기용하는 벌떼 야구를 선보였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가을야구를 잠깐이라도 경험하게 하고자 하는 장 감독의 심산이었다. 단기전 큰 경기에서 선수들의 경험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이 경험들은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상당한 힘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

장정석 감독은 미디어데이 때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을 만회할 기회를 가져다 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지난해의 복수를 다짐했다. 키움은 자신들을 둘러싼 좋은 기운들을 플레이오프까지 이어가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키움의 ‘리벤지 매치’가 될 플레이오프 1차전은 14일 오후 2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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