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염경엽 감독-키움 장정석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1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SK로서는 ‘재현’을, 키움으로서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정규시즌 2위 SK와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통과한 3위 키움은 오는 14일부터 플레이오프 시리즈(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지난 시즌 양 팀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만나 명승부를 펼쳤다. 4차전까지 홈에서 모두 승리를 가져가며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팽팽하던 양 팀은 5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SK가 끝내기 백투백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양 팀은 같은 무대에서 또다시 재회했다. SK가 최종전에서 두산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떨어졌고,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 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 가을 명승부를 펼친 팀들답게 두 팀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상대 전적 8승8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16경기 중 3점차 이하로 끝난 경기가 10경기에 달하고, 5점차 이상 벌어진 경기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들을 보유한 두 팀이지만 두 자릿수 점수를 낸 경기도 두 차례밖에 없었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를 펼쳐온 두 팀이다.

2018시즌 플레이오프는 SK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끝이 났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SK는 약 4개월 동안 지켜온 1위 자리를 최종전에서 뺏기며 한국시리즈 직행에 실패했다. 충격의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키움은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특유의 응집력과 집중력을 선보이며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분위기는 키움 쪽이 더 좋다.

키움의 장점은 단연 타격이다. 리그 팀 타율 1위(0.282)에 빛나는 키움은 SK를 상대로도 2할8푼1리 11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김하성이 3할4푼9리(63타수 22안타) 3홈런 1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김혜성 역시 3할4푼2리(32타수 11안타)로 강했다. 샌즈는 SK 홈 구장인 문학에서만 4홈런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아쉬운 부분은 선발진이다. 선발진은 SK를 상대로 5승 5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요키시가2.97(5경기 2승 1패)로 준수했고 SK와 가장 많은 6경기를 상대한 최원태가 평균자책점 3.31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지만, 브리검(3경기 4.58), 이승호(2경기 7.20) 두 선수는 모두 부진했다.

반면, SK는 선발진이 강세다. 1차전 선발로 내정된 김광현과 2,3차전 선발이 유력한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산체스, 소사 모두 키움에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김광현은 4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산체스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4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소사 역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다만 불펜진은 다소 부진했다. 키움을 상대로 4승 4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부진했다. 불펜진의 시즌 ERA가 3.69에 불과한 것을 감안한다면, 키움에 상당히 약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다. 시즌 내내 아쉬웠던 타선도 키움을 상대로 2할4푼9리 6홈런 61타점에 그쳤다. 이 또한 시즌 팀 타율 0.262보다 더 낮았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물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SK의 가을 DNA도 무시할 수 없다. 단기전 경험이 키움보다 많다. 또한 SK는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5경기를 4승 1패 상승세로 마무리했다. 타격도 부활의 기미를 보였고, 불펜진 역시 평균자책점 1.56으로 변함없는 안정감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1위에서 한 차례 추락한 만큼, 플레이오프 탈락만큼은 막기 위해 평소보다 더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했을 SK다.

키움의 창이 더 날카로울까, SK의 방패가 더 단단할까. 이번 플레이오프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지난 포스트시즌부터 올해 페넌트레이스까지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펼친 두 팀이 1년 만에 다시 만난 가을무대에서 어떤 명승부를 펼칠지 세간의 관심사다.

1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양 팀의 선발은 김광현(SK)과 브리검(키움)으로, 작년 플레이오프 1차전과 매치업이 같다.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9.3%(29번 중 23회)에 달한다. 어느 팀이 80%에 가까운 확률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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