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희비가 엇갈렸다. 플레이오프로 진출하는 키움, 그리고 조용히 가을을 마무리 한 LG다. 승부를 결정 지은 것은 타선, 그 중에서도 핵심 타자인 박병호와 김현수의 차이가 컸다.

키움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5로 완승,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NC를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잡고 올라온 4위 LG, 그리고 3위 키움의 맞대결을 두고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 평가한 이가 많았다. 리그에서 공격 지표가 가장 좋은 키움, 마운드가 강한 LG의 혈투였다.

결과는 창의 압승이었다. 키움은 리그에서 가장 단단한 박병호라는 창이 LG 마운드를 완벽하게 초토화 시켰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 동안 16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가 됐다.

1차전 9회초 상대 고우석의 초구를 받아치며 만들어낸 끝내기 홈런 승리, 2차전 역시 8회 김대현의 공을 때려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박병호다. 그리고 전날 4차전에서도 화끈하게 터졌다.

잠실구장의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 한 방으로 LG 마운드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반면, LG가 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박병호와 똑같은 타순인 LG의 4번에 있던 김현수의 부진이었다.

치명적이었다. 시리즈 내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4경기 내내 4번 타자로 나왔지만 17타수 3안타 타율1할7푼6리 1볼넷이 전부였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없었다. 3안타 모두 단타에 그쳤다.

김현수. 스포츠코리아 제공
LG의 경우, 김현수의 역할이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 선발 외인 윌슨이나 켈리, 토종 차우찬에 이어 불펜 필승조는 어떻게든 키움을 상대로 버텨낼 재간이 있었다. 하지만 타선은 아니었다.

타격이 약한 팀 전력 특성상 4번에서 해결이 가능하고 멀리 쳐내는 김현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류중일 감독은 시리즈 내내 "김현수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며 그의 분발을 강조했다.

3차전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김현수는 본인 스스로 답답한 나머지 4차전을 앞두고 다른 선수보다 일찍 경기장에 와서 타격 훈련에 매진, 감을 찾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주장이라는 압박감과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계속 어깨를 눌렀다. 타격의 빈틈을 김현수가 채웠어야 하는데, 여기서 상대 박병호에 밀리니 마운드 역시 함께 무너졌다.

류중일 감독은 4차전 패배 후 "팀 주장으로서 고생이 많았다. 신경 쓸 게 많아 타격감 유지하는 데 힘들었을 것이다. 내년에는 '가을에 약한 남자' 수식어는 없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박병호와 김현수, 4번 자리에 나선 두 선수의 활약 여부가 이번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의 향방을 갈랐다. 키움은 웃었고 LG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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