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키움 장정석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추석이 끝났다.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라 봤던 순위 싸움도 대충 판가름이 났다. 이제 남은 싸움은 사실상 하나 뿐이다. 바로 2위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다.

추석 연휴 전까지 KBO리그 순위 다툼은 치열했다. 2위 자리 쟁탈과 동시에 1위 SK의 아성에 도전하는 두산과 키움, 그리고 가을야구 막차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합류하고자 5위 자리를 놓고 NC와 kt의 신경전이 대단했다.

알 수 없었던 순위 경쟁, 하지만 추석 시리즈를 치르면서 명확해졌다. 일단 관건이었던 5위 자리를 두고 NC와 kt의 명암이 완벽하게 엇갈렸다. 지난 12일과 13일 수원에서 치른 kt와의 경기에서 NC가 연달아 승리를 차지했다.

12일 경기에서 7-4, 그리고 13일 경기에서 5-2로 이겼다. 여기서 두 팀의 격차가 벌어졌다. NC는 멈추지 않고 14일 경기인 창원 삼성전까지 승리를 거두면서 kt와의 격차를 3.5경기 차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멈추지 않았다. 15일 kt가 SK를 상대로 8-6 승리를 거두며 끈질긴 모습을 보였지만 NC도 삼성을 상대로 6-1로 승리를 거뒀다. 승차는 여전히 3.5경기, 사실상 NC의 5위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 됐다. 두 팀의 잔여 경기는 10경기도 남지 않았다.

또 하나는 바로 선두다. SK의 아성은 탄탄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5일 KIA전을 시작으로 4연패에 빠지더니 최근 들어 승보다 패가 더 많아졌다. 그 사이, 두산이 치고 올라오며 선두 자리에 위협을 가했다. 그리고 추석 연휴에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14일 인천 SK-두산전이었다. 양 팀의 격차가 단숨에 줄어들 수 있는 상황, 심지어 두산이 승리 직전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9회까지 6-4로 이기고 있다가 9회 이형범으로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연달아 세 타자에 안타를 허용하며 6-6이 됐다. 그리고 1사 1, 3루 위기에서 두산은 내야를 전진 수비로 배치, 동시에 배영수를 마운드에 투입했다.

여기서 배영수가 투구 하나 없이 끝내기 보크를 범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 그렇게 SK가 7-6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두 팀의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졌다. 여기에 두산이 15일 잠실 LG전에서 4-10으로 패하며 3위로 추락했다. 두 팀의 잔여 경기가 대략 10경기 정도 남은 상황이라 1위 경쟁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상 1위와 5위의 확정, 이제 남은 것은 2위 다툼 뿐이다. 키움과 두산이다. 2위와 3위, 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라고 해도 그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키움의 상승세가 상당했지만 2위 SK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고 그 흐름을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잡아내며 우승을 따냈다. 그만큼 2위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현재 2위 키움과 3위 두산의 승차는 0.5경기다. 변수는 잔여 경기다. 키움은 고척돔을 홈으로 쓰고 있다. 잔여 경기가 6개 남았다. 반면, 두산은 지난 8월 말에 한반도를 덮친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인해 우천 취소 경기가 많다.

치러야 할 경기가 12개다. 키움의 두 배가 넘는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시즌 첫 월요일 경기인 16일에 잠실에서 두산과 키움이 맞붙는다.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이 경기의 승자가 향후 2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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