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승재 기자)
[스포츠한국 창원=윤승재 기자] 지난 31일 NC다이노스 D팀(3군·잔류군)과 동의대의 연습 경기가 열린 창원 마산구장, 전광판의 D팀 선발 라인업에 낯선 선수의 이름이 올라왔다. 지난 28일 NC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은 노학준이었다.

비록 3군 연습경기였지만 꿈에 그리던 프로팀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였다. 아직 개인 유니폼이 제작되지 않아 팀 동료 박수현의 여분 유니폼을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나선 노학준은 2번타자 좌익수 선발로 나서 9이닝 5타석 풀타임을 소화했다.

활약은 무난했다. 첫 타석부터 몸에 맞는 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르긴 했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며 첫 안타를 신고했다. 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강습 타구로 출루해 다음 타자의 홈런으로 홈까지 밟았다. 호주리그에서 자랑하던 빠른 발도 녹슬지 않았다.

프로팀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 소감은 어땠을까. 경기 후 만난 노학준은 “아직도 얼떨떨하다”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노학준은 “연습경기지만 프로에서 첫 경기라고 생각하니까 긴장을 많이 했다. 수비에서 잔실수가 있어서 아쉽다”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 놓을 뻔했던 야구의 끈, 아버지 노장진 권유로 합류한 질롱코리아가 터닝포인트

아직 만 스무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지만 프로 유니폼을 입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고등학교 시절 신생팀에 가까웠던 물금고의 첫 청룡기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며 두각을 드러냈지만 정작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지명을 받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다.

이후 야구를 포기할까 고민하던 노학준은 아버지 노장진의 권유로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의 트라이아웃에 도전했고, 최종 명단에 뽑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노학준은 팀의 리드오프로서 팀내 최고 타율, 리그 도루 3위 등 호타준족 능력을 뽐내며 맹활약했다.

질롱코리아 제공.
하지만 팀의 저조한 성적 때문일까. 한국에 돌아와서도 노학준에게 입단을 제의하는 프로 구단은 없었다. 이후 노학준은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의 용병으로 일본 전지훈련을 따라가긴 했으나 팀에 합류하지는 않았고, 모교인 물금고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며 다음 기회를 준비했다.

그러던 중 노학준은 연고 구단 NC의 제의를 받았다. NC가 물금고 강승영 감독을 통해 노학준에게 관심을 표했고, 2020 신인 드래프트 이후 정식 제의를 통해 노학준은 꿈에 그리던 프로팀, NC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질롱코리아에서의 활약이 도움이 됐다. 노학준은 “단장님이 내가 호주에서 뛰었을 때 파이팅 넘치는 모습과 빠른 발이 마음에 드셨다고 하시더라. 지난해부터 NC가 관심을 가져다 주셨다고 들었는데, 올해 이렇게 합류하게 돼서 NC에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전했다.

▶ 프로 유니폼 입은 노학준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팀에 합류한 지 사흘 째, 노학준에게는 아직 모든 것이 어색하다. 프로의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물론, 팀 동료들의 나이와 호칭 파악 등 적응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함께 경쟁했던 동기인 박수현(당시 용마고)과 김범준(당시 대구고) 등이 팔을 걷어붙이고 노학준의 적응을 도왔다.

어색함은 잠시 뿐. 노학준은 프로에 합류한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확실히 프로라서 모든 것이 체계적이다. 이전부터 이런 환경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었다”라면서 “다시 시작하려니까 막막하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라며 활짝 웃었다.

노학준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막 시작했다. 노학준은 우선 시즌 마지막까지 몸을 만든 후, 시즌 뒤에 있을 마무리캠프에 합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마무리캠프에서 1,2군 선수들과 함께 실력을 갈고 닦은 뒤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녔다.

“바로 옆이 홈구장(창원NC파크)이더라고요. 밖에서 간판을 보니까 확실히 동기부여가 돼요. 언젠가는 꼭 1군 선수가 돼서 창원NC파크 그라운드에 서보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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