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김태군이 1군에 전격 합류했다. 양의지, 김태군, 정범모 포함 주전급 포수 4명을 한꺼번에 보유한 NC는 단숨에 '포수왕국'으로 거듭났다. NC다이노스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NC가 드디어 ‘원조 안방마님’ 김태군을 1군에 올렸다. 지난 17일 NC는 김태군을 1군에 등록해 컨디션을 점검했고, 바로 당일 경기 후반에 교체 투입하면서 팀의 안방까지 맡겼다. 이후 김태군은 다음날인 18일 경기에 선발 포수로 출전하면서 복귀 절차를 밟았다.

김태군의 경찰야구단 제대로 순식간에 ‘포수왕국’으로 거듭난 NC다. 주전포수 양의지와 백업 역할을 톡톡히 해내온 ‘영건’ 김태군, 그리고 즉시 전력감 ‘베테랑’ 정범모까지, NC는 총 4명의 주전급 포수를 보유하게 됐다. NC는 더 다양한 선택지에 특정 투수와의 호흡이나 포수들의 컨디션 등 여러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투입할 수 있다.

NC 이동욱 감독은 엔트리 확대까지 포수 2명 체제를 유지하다가, 9월 이후 3명의 포수를 엔트리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단일 포지션에 출전 기회는 제한적이지만, 공격력이 좋은 양의지를 지명타자로 투입한다면 두 명의 포수에게 번갈아 기회를 줄 수 있는 데다 양의지에게 휴식을 주면서 정규 타석까지 채워주는 일석이조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나머지 포수들의 공격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기에, 양의지를 지명타자로 활용한다면 NC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 공격력을 고려한다면 양의지를 포수에 놓고 지명타자 자리에 타격감이 좋은 다른 야수를 넣는 것이 NC로서는 더 효과적이다. 이동욱 감독 역시 이를 우려해 포수 3인 카드를 섣불리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키움 박동원-이지영, 두 포수는 3할 언저리의 타율을 자랑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현재 KBO리그에서 포수 2명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하는 팀은 NC와 함께 키움이 유이하다. 하지만 NC보다는 공격 면에서 확실히 무게감이 있다. 상황에 따라 박동원과 이지영 두 명의 포수에게 번갈아 마스크를 씌우면서도 다른 한 명이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두 명 모두 수비는 물론, 공격력도 출중하기 때문.

두 선수의 시즌 타율은 3할에 가깝다. 박동원은 3할1푼6리, 이지영은 2할9푼9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8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들 중 양의지 다음으로 이 둘의 타율이 제일 높다. 득점권 타율도 3할(박동원 0.324, 이지영 0.316)이 넘는다. 장정석 감독은 대타 1,2순위로 이 두 명의 포수를 꼽을 정도로 공격력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NC 양의지-김태군-김형준-정범모.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동욱 감독이 그리는 진정한 포수왕국은 바로 키움의 모습과 같다. 백업 포수들도 하나의 공격 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장착하기를 원한다. 현재 NC는 굳건한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담을 나줘 줄 확실한 백업 포수가 필요하다. 이제까지 ‘영건’ 포수 김형준이 백업 역할을 어느 정도 해냈지만, 양의지의 그림자와 부담을 완전히 지워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정범모와 김태군 역시 마찬가지.

NC의 포수 기용 딜레마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군에겐 FA 자격 일자가, 김형준에게는 경험에 따른 성장이 달려 있기에 둘 중 한 명을 선택하는 데에도 상당한 고민이 따른다. 당분간은 두 선수 중 타격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올 시즌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양의지의 휴식도 고려해야 한다. 이 모든 고민거리를 떨쳐내고 NC가 진정한 포수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백업 포수들의 타격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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