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베이스볼유소년야구팀과 칭화대부속초등학교 야구팀이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 한께 어울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맨 뒷줄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어른이 이재우 감독, 오른쪽 어른은 이지유안 감독.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18일 한·중친선유소년야구대회(주최/주관 봉황클럽야구연맹)에 중국대표팀으로 참가한 칭화대학교부속초등학교 야구팀의 방한 1차전이 펼쳐진 경기도 남양주시 녹촌리 봉황야구장. 칭화초등학교 야구팀을 이끌고 있는 이지유안 감독은 이날 맞붙을 하남베이스볼야구팀 선수단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처음보는데도 어딘가 낯익은 인물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지유안 감독은 10년 전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국대표선수로 참가했을 때의 기억을 어렵게 떠올리고는 이내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하남베이스볼야구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이재우 전 한화코치는 당시 한국대표팀의 투수로 비록 서로 말을 주고 받지는 않았지만 경기장에서 여러번 마주친 덕분에 안면은 있었던 사이였다.

당시 한국은 1차전에서 일본에 패하고 패자부활전에서 중국을 만났다. 이감독은 중국대표팀의 주전 3루수였다. 경기는 한국의 14-0, 7회 콜드게임승. 막 야구 걸음마를 시작한 중국에게 한국은 버거운 상대였다. 그때 김인식 감독이 이끌던 한국대표팀은 본선까지 진출해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강팀이었으니 이날 스코어가 큰 의미는 없었다.

10년 세월이 지나 우연치 않게 한국과 중국의 유소년야구팀의 감독으로 다시 만난 두 감독은 스스럼 없이 정담을 주고받지는 못했지만 야구로 맺어진 인연을 손짓발짓만으로 다시 불러내 추억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프로 유니폼을 벗고 경기도 하남에서 야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재우 감독만큼이나 이지유안 감독도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야구인생에 큰 의미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자신의 현역 시절 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중국야구의 수준은 여전히 중하위권이기 때문에 중국야구의 미래인 유소년야구를 발전시킬 책무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게다가 몸담고 있는 칭화대부속초등학교는 시진핑 중국주석의 모교인 까닭에 자신의 몸무게 만큼이나 부담도 크다.

경기는 어린 선수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미국 유소년야구처럼 투수가 공을 25개 던지면 아웃카운트에 상관없이 공수교대를 하는 방식으로 7회까지 치러져 칭화대부속초등학교팀이 11-8로 이겼다.

칭화대부속초등학교팀은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서울 고척돔을 찾아 말로만 듣던 KBO리그를 관전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대회가 끝나는 21일까지 경기는 모두 4게임. 이지유안 감독은 승패를 떠난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유소년야구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봉황클럽야구연맹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내 유소년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내년부터는 일본과 대만 등도 참가하는 국제대회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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