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작년에 8위를 했다. 한 때 삼성에서 통합 4연패를 했던 류중일 감독의 자존심이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올해는 꼭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류 감독이다. 그래서 전반기를 4위로 마쳤다. 방심은 금물이다. 류 감독은 후반기를 '제2의 개막'이라는 심정으로 임하고자 한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마친 LG의 성적은 52승 1무 42패로 4위다. 이래저래 부침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잘해내고 있다. 올 시즌 전, KBO리그는 3강으로 불린 SK와 두산, 그리고 키움에 이어 남은 가을야구 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리고 한 자리는 현재 LG가 유력하다.

류 감독은 올해 전반기를 돌아보며 많은 이야기를 꺼냈다. 좋았던 점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4위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 일단 최고 히트 상품은 마무리 고우석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정찬헌 수술 이후, 마무리를 누구로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솔직하게 덧붙였다. 그는 "사실 고우석을 확실한 마무리 카드로 본 것은 아니었다. 일단 테스트 해보자는 생각으로 고우석이 가장 먼저 낙점이 됐는데, 단기간에 변화구도 익히면서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 옆에 있던 최일언 코치의 공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18일 기준, 고우석은 모두 42경기에 나서 46.1이닝을 소화하며 6승 2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 중이다. 기대 이상으로 LG의 뒷문을 확실하게 막아주면서 전반기 팀 불펜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올려주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류 감독이 뽑은 선수는 바로 신인 정우영이다.

김현수. 스포츠코리아 제공
정우영은 류중일의 황태자다. 류 감독이 생각하는 정우영은 '승리 요정' 이다. 류 감독은 "정우영이 나가면 우리가 이긴다. 리드하고 이기는 경기에 나서는 투수다"라고 강조한다. 류 감독은 고우석과 정우영, 이 두 명의 투수을 전반기 최고의 수훈 '갑'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아쉬운 선수는 누구일까. 류 감독은 슬며시 차우찬의 이름을 꺼낸다. 그는 "차우찬이 초반에 비해 시간이 지나면서 주춤한 기색이 보인다. 2~3승 정도는 더 따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대신 이우찬이 올라와서 그 승수를 채웠기에 괜찮다"고 말한다. 이어 가장 아쉬운 타격에 해서는 "타자들은 그저 잘 쳐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라고 정리했다.

후반기에 임하는 류중일 감독의 각오는 상당하다. 일단 작년의 아쉬움을 결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작년에는 후반기 이후 선수들의 부상과 더불어 좋지 않은 요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자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체력이나 부상 부분에 대해 준비를 탄탄하게 할 생각이다"고 말한다.

이어 "올스타전이 끝나면 그 때부터가 진짜 승부다. 제 2의 개막이라고 생각한다. 승수를 최대한 쌓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류중일의 LG는 이제 2년 차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시즌에 임하는 감독의 마음가짐도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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