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작년 챔피언을 만든 힐만 감독은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올해 단장에서 감독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의 새 감독이다. 부담이 얼마나 클까. 자칫 흔들리거나 무너지면 지금껏 쌓았던 이미지나 지도력이 와르르 무너진다. 심하게 말하면 거품이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렇기에 방심하지 않는다. 그게 1위여도 마찬가지다. SK 염경엽 감독이다.

SK의 2019년 전반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승패 마진이 무려 +33이다. 가히 압도적이다. 그나마 따라오는 듯 보였던 두산도 주춤하면서 사실상 1강 체제를 완벽하게 구축하고 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후반기 들어서도 SK의 순위는 그대로 유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염경엽 감독은 확실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운이 좋아서 나온 결과가 아닌, 올바른 과정을 통해서 나온 결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더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염 감독은 "5할 +33승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정말 우리 선수들이 잘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염 감독은 다섯 가지가 채워졌기에 가능한 결과라 말한다. 그는 "원칙, 배려, 신뢰와 믿음, 소통, 그리고 실천까지 이 다섯 가지를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잘 해줬다. 이런 부분들이 생각 이상으로 잘 되어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각자의 위치를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염 감독은 야구를 퍼즐로 본다. 한 조각이라도 없으면 퍼즐은 완성되지 않는다. 아무리 작고 하찮은 조각이라고 해도 제 위치에 있어야 퍼즐이 완성이 된다. 그리고 1위를 달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SK 퍼즐은 잘 만들어지고 있다.

관중이 꽉 들어찬 인천SK행복드림구장. 스포츠코리아 제공
자신의 해야 할 역할과 위치, 그것에 대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모두가 한 마음으로 해준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는 염 감독이다. 동시에 경계도 늦추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것이 좋은 쪽으로 풀려서 지금 자리에 있지만, 시즌 끝까지 이어가고 실천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 우리 팀은 내년에 더욱 강하고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성적에 대한 부분)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야구단을 퍼즐이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언제든 쓰러질 수 있고 흐뜨러질 수 있다. 관리보다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언제든 틀어진다. 결국 야구는 사람이 하는 스포츠다.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여유 있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부담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염 감독에게 작년 챔피언 SK는 여전히 큰 장애물이다. 하지만 어두운 느낌은 아니다. 시즌 초반과 다르다. 결과 뿐 아니라 과정 자체가 좋았기에 남은 후반기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그는 "각자의 역할이 확실하고 어디에 신경을 써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런 집중력으로 현재의 과정을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다. 아직은 개개인의 디테일 적인 부분은 더 채워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 자체는 너무 감사하다"라며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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