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사직=윤승재 기자] 이대호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6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득점권에서는 여전히 부진했다.

이대호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 MY CAR KBO리그 NC와의 홈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9일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6번 타순에 배치된 이대호였다. 올 시즌 처음으로 4번 타순이 아닌 다른 타순에 배치됐다. 양상문 감독은 최근 타격 부진에 빠진 이대호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타순을 조정했고, 변화가 필요했던 이대호 역시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대호는 2008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6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오히려 결정적인 순간 이대호에게 득점권 찬스가 주어지며 부담을 안겼고, 이대호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다행히 7회 팀 타선의 물꼬를 튼 안타를 때려낸 뒤 교체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10일 경기가 우천 순연되고, 정상적으로 열린 11일 경기에서도 이대호는 6번타자로 기용됐다. 하지만 이날에도 또다시 이대호에게 득점권 기회가 찾아왔고, 이대호는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 기회가 이날 통틀어 롯데가 만들어낸 유일한 득점 기회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롯데 이대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롯데는 1회말 선두타자 민병헌이 2루타로 출루한 데 이어 오윤석이 볼넷을 걸러 나갔다. 이후 윌슨과 전준우가 차례로 삼진으로 물러난 뒤, 손아섭이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6번타자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대호는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대호를 시작으로 롯데는 구창모에게 열아홉 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침묵했고, 그 사이 열두개의 삼진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대호도 구창모에게 삼진을 두 개나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결국 롯데는 2안타 빈공에 빠지며 0-4 영봉패를 당했다.

7월 이대호의 득점권 기록은 1할4푼3리(8타석 7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에 불과하다. 득점권에서의 활약이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의 기대는 여전하다. 양 감독은 “이대호는 시즌 초반 꾸준히 활약해왔다. 최근 부진에 빠지면서 훈련이나 루틴 등 많은 변화를 시도했는데, 원래 잘해왔던 선수라 곧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를 격려했다.

9일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으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주춤하며 좀처럼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롯데다. 전반적인 타선의 침체도 문제지만, 중심타선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이대호의 부활이 절실하다.

롯데는 12일부터 홈에서 두산을 상대한다. 양 감독의 격려와 기대 하에 타순을 바꾼 이대호가 두산을 상대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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