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윌슨.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비록 5경기지만 제이콥 윌슨이 초반 보여준 성적은 최하위 롯데에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롯데의 새 용병 제이콥 윌슨은 23일까지 5경기에 연속으로 출전, 타율 4할(15타수 6안타)에 3타점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출루율도 0.526에 달하고, 장타율도 0.467로 비교적 준수하다.

롯데가 원했던 모습 그대로다. 롯데는 영입 당시 윌슨의 마이너리그 득점권 타율과 OPS, 볼넷/삼진 비율(이하 볼삼비)을 눈여겨 본 바 있다. 윌슨은 올 시즌 마이너리그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 (195타수 61안타) 15홈런 OPS 1.023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0.407에 달했고, 볼삼비는 0.78(볼넷 31개/삼진 40개)로 나쁘지 않았다.

아직 5경기 19타석으로 표본은 적지만, 윌슨은 비교적 순조롭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득점권에서 5타수 2안타(타율 0.400) 3타점 2볼넷을 기록했고, OPS도 0.993으로 준수하다.

선구안도 나쁘지 않다. 윌슨은 19일 데뷔전에서 대타로 나섰음에도 3타석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완성시켰다.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은 모두 쳐냈고, 밖으로 나가는 공은 모두 흘려보냈다.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윌슨은 다섯 경기에서 볼넷 3개와 사구 1개, 삼진 3개를 기록하면서 예리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또한 모든 타격 지표가 롯데 타선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같은 기간 10타석 이상을 소화한 롯데 타자들 중 윌슨보다 타율이 높은 선수는 신본기(0.667, 9타수 6안타)뿐. 전준우가 20타수 8안타로 타율 4할을 기록하며 윌슨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그 외에는 모두 3할 이하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OPS도 신본기(1.417) 다음으로 높고, 득점권 타율도 신본기(1.000)와 정훈(0.667) 다음으로 높다.

윌슨의 존재감은 수비에서도 드러난다. 윌슨은 5경기 동안 3루수(16이닝)와 2루수(14 2/3이닝), 1루수(11이닝) 세 포지션을 소화했다. 하지만 위화감은 없었다. 실책 하나 없는 깔끔한 수비로 팀의 내야를 책임졌다. 윌슨의 남다른 ‘수비 재능’으로 롯데는 수비 라인업에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한국무대에 입성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기에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윌슨의 지금 모습만 본다면 그야말로 ‘굴러온 복덩이’다. 타격과 수비 재능뿐만 아니라 적응을 위해 배우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윌슨 영입 이후 한화와 키움을 상대로 모두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윌슨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롯데다. 과연 윌슨은 향후 롯데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갖고 올까. 윌슨의 가세가 롯데의 '탈꼴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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