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둔 정정용 대표팀 감독(오른쪽)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감독 선임의 중요성은 스포츠 종목을 불문하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록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진 못했지만 U-20 FIFA 월드컵 대표팀 정정용 감독(50)을 보자.

그는 ‘흙수저’다. 그 흔한 연령별 국가대표와 프로 경력도 없이 큰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일찍 마감했다. 이번 U-20 월드컵이 열리기 전 그를 아는 축구팬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는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지도자로 활동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뒤 그간 몇차례 연령별 월드컵 대표팀 감독 후보에 올랐지만 스타 출신 지도자들에게 번번이 밀려 기회를 놓쳤다. 이번 폴란드 월드컵이 그의 첫 메이저 무대다.

첫 월드컵이지만 승부사적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 변화무쌍한 전술, 강팀을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 ‘원팀’의 단합력으로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해 FIFA 주관대회 사상 최초로 한국을 결승 무대로 번쩍 올렸다.

프로야구판에는 ‘제2의 정정용감독’이 탄생하지 못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탄생하기 힘든 풍토다. 감독 선임시 일단 감독 경험이 있는 이를 우선시한다.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보 감독을 뽑을 때는 프랜차이즈 스타 플레이어 출신을 선호한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은 선수 시절 개인 능력은 뛰어났지만, 지휘력은 예측이 불가능해 성공 확률은 절반쯤 된다.

롯데는 팀이 지난해 예상밖으로 7위로 하락하자, LG 감독을 지내고 단장으로 재직중이던 양상문을 감독으로 전격 영입했다. 연고지(부산고)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고 두차례 감독 경험이 있어 영입 당시만 해도 2019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낙관했다.

하지만 롯데는 17일 현재 5위 NC에 10.5게임이나 뒤진 최하위로 추락해 2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요원해 보인다(수치상으로는 2014년 5월 13일 LG 김기태감독의 전격 퇴진후 사령탑에 올라 하위권인 팀을 4위로 끌어 올린 이변을 연출할수 있다).

만약, 롯데 구단에서 양상문 감독을 선임하기 전 공개 채용(공모)을 했으면 어땠을까? 공모제는 공개 모집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팀의 재건책을 확실히 제시하는 이를 선출하는 크나큰 잇점이 있다. 만약 팀내 코치들중, 혹은 외부 인사중에서 침체에 빠진 선수단을 제대로 육성, 발전시키는 마스터플랜을 가진 이를 발굴한다면 엄청난 수확이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37년이 지났으므로 이제 공모제를 채택할 팀이 나타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공모제 자체만으로도 야구계 안팎, 특히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화제를 불러 일으킬수 있다. ‘제2의 정정용감독’ 탄생은 공모제 시행의 가장 큰 장점이 될수 있다. 스포츠한국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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