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두산이 6월의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두산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14일 7-4로 승리를 거둔 후, 15일 경기에서는 3-4, 한 점차로 패하며 1승 1패가 됐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LG의 자멸을 틈타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를 가져갔다.

LG 입장에서는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졌다. 지난 14일, 첫 맞대결에서 LG는 외인 켈리를 내세웠지만 대량으로 점수를 허용하며 패했다. 15일은 그나마 팀 타선이 살아났고 9회 막판까지 위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4-3으로 경기를 잡았다.

그러나 LG는 이날 선발로 나온 임찬규와 임지섭이 3-0으로 앞서고 있던 2회, 상대 두산에 무려 6개의 볼넷과 2개의 사구, 1개의 폭투를 연달아 허용하며 무려 5점을 내줬다. 피안타 하나 없이 오롯이 투수진의 제구 난조로 인해 완벽하게 경기를 내준 셈이었다.

반면, 두산은 최근 5경기에서 무려 병살타 12개를 때려내며 병살 베어스로 변신 중이었다. 그러나 병살은 득점 실패일 뿐, 실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LG는 스스로 무너진 최악의 경기를 보여줬다. 피안타 없이 한 이닝 6볼넷 2사구 1폭투 5실점. 병살타가 차라리 더 나은 느낌이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LG와의 상대전적을 6승 2패로 만들면서 작년에 이어 여전히 압도적으로 LG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리그 2위 두산과 리그 3위 LG의 팽팽한 맞대결을 예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승패는 쉽게 갈렸고, 기대 이하의 경기였다.

두산 린드블럼. 스포츠코리아 제공
외인 에이스 맞대결, 싱거웠던 결과와 두산의 승

지난 14일, 양 팀은 꺼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로 선발을 붙였다. 두산은 린드블럼, LG는 켈리였다. 리그에서도 두 선수의 평균자책점은 최고 수준이었다. 켈리는 2.03으로 3위, 린드블럼이 2.04로 4위였다.

팽팽할 것이라 생각했던 맞대결, 하지만 변수는 타선이었다. 두산 타선은 뜨겁게 타오른 반면, LG 타선은 차갑게 식었다. 두산은 켈리를 비롯, LG 마운드를 상대로 13안타 맹타를 몰아쳤다. 특히 5회에 나온 최주환의 본인 첫 시즌 홈런포와 더불어 3안타를 쳐낸 박세혁, 멀티히트를 기록한 오재일과 백동훈까지 박건우와 김재호가 없어도 두산은 강했다. 그에 비해 LG는 부실했다.

3회 김현수의 중전 적시타를 제외하면 린드블럼의 벽을 넘지 못했고, 중심타선의 김현수와 조셉, 채은성이 멀티히트를 날렸지만 4-7 패배를 막지 못했다. 5.1이닝 7실점의 켈리와 6이닝 1실점의 린드블럼, 여기서 승부는 갈렸다. 잠실 라이벌의 주말 3연전 첫 경기, 두산이 손쉽게 가져갔다.

LG 이우찬. 스포츠코리아 제공
LG의 반격, 왼손 이우찬이 두산 좌타자를 사로잡았다

비도 오고 그래서, 45분 정도 경기가 멈췄다고 다시 재개됐다. 그리고 이 비가 그친 후, 경기 판도가 완벽하게 달라졌다. 3회에 대거 4득점을 얻어내며 나름 빅이닝을 만들었던 LG다. 대신 선발로 나온 왼손 이우찬이 불안했다. 볼넷도 나오고 제구가 좋지 못했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동안, 쉬고 나왔더니 밸런스가 완벽하게 잡혔다. 이후 두산 타선이 이우찬의 공을 쳐내지 못했다.

그렇게 이우찬은 6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 1실점 호투를 보여주며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잡아냈다. 삼진은 1개에 불과했지만 병살타를 3개나 끌어내며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흔히 말해 공 끝이 지저분 하다보니 제구가 잘 되지 않아 볼도 많이 나오지만, 그만큼 상대 타자의 땅볼 유도에도 효과이었다. 이우찬은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고 포수 유강남을 믿고 던졌다.

그렇다고 두산이 맥없이 패한 건 아니었다. 0-4로 밀린 두산은 경기 막판까지 계속 LG 불펜을 두드렸다. 그렇게 8회와 9회에 한 점씩을 더 추가로 따내며 3-4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LG는 마무리 고우석이 만루 위기에서 상대 페르난데스에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경기를 종료, 4-3으로 주말 3연전 시리즈의 균형을 1승 1패로 맞추는데 성공했다.

LG 임찬규. 스포츠코리아 제공
1이닝 4사구 8개의 저질 야구 보여준 LG, 누워서 떡먹기 위닝시리즈 달성한 두산

말 그대로 최악의 졸전이었다. 마운드가 이렇게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면 야구가 재밌을 리 만무하다. LG는 선발로 나온 임찬규가 2이닝을 채우지도 못하고 조용히 물러났다. 1이닝 4실점이다. 더 아쉬운 것은 적시타 하나 내주지 않고 허용한 실점이었다. 볼넷 4개에 몸에 맞는 볼과 폭투까지, 제구 난조로 상대 두산에 연달아 실점을 내줬다. 뒤이어 올라온 임지섭도 비슷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볼넷 3개와 사구 1개를 허용하면서 밀어내기로 계속 실점을 허용했다. 2회, 단 1이닝 동안 두 선수가 허용한 4사구는 무려 8개(6볼넷, 2사구)였다. 분명 LG가 1회에 2점, 2회에 1점을 따내며 3-0으로 앞섰는데, 두산에 2회에 곧바로 실점을 내주면서 3-5로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이 됐다. 차라리 얻어맞고 내준 점수라면 마음이라도 편한다.

스스로 무너졌고 수준 이하의 야구를 보여줬으니 LG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차라리 이겼으면 그나마 나은데 졌다. 두산은 상대 LG가 자멸한 틈을 타 조용히 웃으면서 승리를 챙겼다. 그렇게 두산이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주말 3연전 잠실 라이벌 시리즈는 2승 1패, 두산의 우세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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