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지섭.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임찬규는 2011년 1라운드 2순위, 임지섭은 2014년 1차 지명이다. 그런데 이 정도면 심각하다. 아무리 144경기 중 1경기라고 해도, 이 정도로 수준이 낮은 야구는 티켓을 구매하고 들어온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오락가락 스트라이크 존이 바뀌는 심판도 문제,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포수도 문제, 제구 영점을 제대로 잡지 못한 투수까지, 그야말로 수준 이하의 2019년 6월 16일 잠실 야구였다.

LG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2회, 한 이닝 수비 때 무려 8개의 4사구를 허용했다. KBO리그 한 이닝 최다 4사구 역대 타이 기록이다. 지난 1994년 6월 24일, 당시 한화가 쌍방울을 만나 1회에만 8개의 사구를 내준 적이 있다. 9123일 만에 나온 불명예 기록, 무려 25년 전의 수준 낮은 야구를 21세기에 다시 끌어온 LG다.

LG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에 1점, 2회에 1점을 얻어내며 3-0으로 치고 나갔다. 그런데 2회말, 선발로 나온 임찬규의 제구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격하게 무너졌다. 포수 유강남과의 사인도 잘 맞지 않았고 애초에 스트라이크 자체를 던지지 못했다. 모두 35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11개, 볼이 24개나 됐다. 제구 자체가 되지 못했다.

첫 타자 박건우에 볼넷, 오재일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다음에 나온 박세혁에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가 됐다. 이미 여기서 임찬규는 무너졌다. 다음에 나온 김재호에 던진 초구는 아예 포수 근처도 가지 못했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크게 벗어난 폭투로 실점을 내줬다. 그리고 김재호마저 볼넷을 내주자 류중일 감독이 뿔이 났다.

그렇게 1이닝 동안 1피안타 4볼넷 1폭투 1사구를 기록하고 임찬규가 내려갔다. 류 감독은 그의 뒤를 이어 왼손 임지섭을 투입했다. 그러나 임지섭도 큰 차이 없었다. 아웃카운트 2개 잡는 것에 그쳤다. 첫 타자 류지혁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페르난데스에 밀어내기 볼넷을 추가로 허용했다.

2사 만루 상황에서도 상대 4번 김재환을 몸에 맞는 밀어내기 사구로 출루를 시키며 연달아 실점을 내줬다. 결국 5번 박건우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이 추가로 나왔다. 참다 못한 류 감독과 최일언 투수 코치는 6번 오재일을 상대로 2볼 상황에서 교체를 단행, 김대현을 내보냈다. 그렇게 김대현이 이닝을 끝냈다. 두산은 안타 하나 없이 8개의 4사구로 5점을 따냈다.

그나마 이어 나온 김대현이 열심히 공을 던졌지만, 지칠대로 지쳐버린 팀 타선은 두산 마운드를 넘지 못했다. 여기에 LG 마운드는 추가로 볼넷을 4개 더 기록하며 4사구 12개로 이날 팀 패배를 감당하게 됐다. 승패를 떠나 이런 야구는 2019년에 나오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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