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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6월 말 정도가 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그 이후에는 방향을 정할 생각이다."

박흥식 대행은 지난 5월 17일 감독 대행으로 부임하자마자 베테랑 기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확고하게 밝혔다. 생각 이상으로 과감하게 팀 재정비에 나섰다.

간단하다. 6월 말까지 베테랑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변화의 모습이 없다면 팀 리빌딩을 단행하겠다는 의사였다. 베테랑을 향해 꺼내든 채찍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직 성적을 포기할 때가 아니니, 베테랑이 좀 더 분발하고 영건이 이에 힘을 보탠다면 여전히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도 함께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박 대행이 타이거즈를 이끌며 치른 경기가 어느덧 25경기다. 그리고 15승 10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0.600이나 된다. 괜찮은 성적이다.

분발했고 최선을 다했다. 잘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쉽지 않다. 리그 9위다. 이전에 씁쓸하게 망쳐서 패하고 고개 숙였던 경기가 많다보니 하위권 탈출이 너무나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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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6일, 김기태 감독이 마지막 경기를 치렀을 당시에 KIA는 14승 30패(승률 0.318)로 리그 10위였다. 그리고 5위 키움(26승 21패)과의 승차는 10.5경기였다.

그리고 박 대행과 함께 한 달을 보낸 지금의 타이거즈는 28승 1무 40패(승률 0.412)를 찍고 있다. 그리고 5위 NC(36승 33패)와의 승차는 7.5경기다. 한 달 동안 3경기를 줄인 셈이다.

감독 사퇴를 통해 일시적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 8연승을 달렸음에도 한 달에 3경기를 줄인 것이 최선이었다. 지금은 그 효과마저 사라졌고 강팀 앞에서는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다.

그래도 3경기나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베테랑의 활약이 있기에 가능했다. 6월 말이라는 데드라인을 그어놓고 베테랑을 필사적으로 달리게 한 극단적 조치의 결과물이 바로 '3경기 따라잡기'였다.

실제로 박 대행이 팀을 이끈 후, 안치홍은 24경기 타율3할8푼2리, 김선빈은 22경기 3할7푼7리, 김주찬은 16경기 3할3푼9리, 최형우 25경기 2할9푼1리, 이명기 24경기 2할8푼1리를 남겼다.

나지완이 17경기 2할2푼2리에 그친 것이 걸리지만, 베테랑 효과는 분명했다. 그런데 이 데드라인도 이제 6월 말이 되면 끝이라는 이야기다. 팀 성적을 끌어올릴 큰 원동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리빌딩은 거스를 수 없는 기조다. 내려갈 베테랑은 어차피 내려간다. 베테랑에 조금 더 기한을 주는 것도 현재 팀 성적을 놓고 본다면 그리 나쁜 생각의 변화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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