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한 점차 승리, 결국 그게 강팀이 되는 길이다."

류중일 감독은 강팀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삼성이다. 통합 4연패, 아무나 할 수 없다. 우승의 맛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강한 팀이 갖추어야 할 필수요소를 정확히 알고 있다.

최근 LG는 연장 승부를 많이 하고 있다. 15일 기준, 68경기를 치렀는데 연장까지 이어진 경기가 무려 9경기나 된다. 13%의 비율이다. 10번 경기 치르면 1경기는 연장으로 간다는 이야기다.

눈에 띄는 것은 연장 9경기에서의 성적이다. 7승 1무 1패다. 패한 적이 1경기에 불과하다. 이 정도 승률이면 LG는 그냥 연장으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그만큼 박빙의 승부에서 LG는 강했다.

연장은 1점 싸움이다. 모 아니면 도다. 류 감독은 연장에서 유독 강한 비결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불펜이 버텨주니,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대답했다.

15일 기준, LG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3.08로 리그 1위다. 2위 두산의 3.31을 가뿐하게 압도하는 기록이다. 그리고 불펜은 더 강하다. 2.86이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불펜이다.

불펜이 강하니, 경기 후반에 상대에 점수를 내주는 경우가 적다. 류 감독은 "결국 연장을 간다는 것은 상대가 점수를 낼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 아니겠나"라고 말한다.

이어 "문광은(1.54)을 비롯해 정우영(1.71), 고우석(1.78), 진해수(2.18) 등 투수 쪽에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면서 젊은 불펜진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불펜은 득점을 내는 이들이 아니다. 점수는 타자의 몫이다. LG가 연장에 가서 7승이나 기록한 것은 마운드도 마운드지만, 타선의 집중력 있는 타격이 있기에 가능하다.

사실 LG 타선의 전반적인 수치는 상당히 좋지 못하다. 타율은 2할5푼8리로 리그 9위, 안타 개수도 593개로 리그 9위, 홈런은 39개로 리그 꼴찌다, 장타율도 0.359로 리그 최하위, 출루율도 0.326으로 리그 9위다.

극강의 마운드, 그리고 극약의 타선이다. 하지만 경기 후반이 되면 LG 타선은 묘하게 힘이 난다. 특히 연장으로 갔을 때, LG의 팀 타율은 3할2푼3리까지 올라간다. 리그 전체 3위 수준이다.

1회부터 3회까지 타율은 2할6푼7리, 4회부터 6회는 2할6푼1리, 7회부터 9회까지는 2할3푼7리로 경기 도중에는 타율이 상당히 낮은데 연장에만 가면 더 힘이 난다. 선수들이 근성 있게 덤빈다는 이야기다.

물론 타선과 불펜이 모두 좋은 활약을 보이며 연장서 자주 이긴다고 해도, 연장이 매번 반가운 것은 아니다. 류 감독은 "연장, 그 때의 팽팽하게 이어지는 흐름, 그 자체가 힘이 든다"고 말한다.

이어 "계속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감독은 선수를 바꾸는 사람이다. 어떤 타이밍에 내보낼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그게 힘이 든다. 그래도 이기면 힘이 하나도 안 든다. 그 맛에 야구를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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